내가 떠난 이유, 내가 남은 이유
lulujw7 2026/05/10 20:43
lulujw7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내가 떠난 이유, 내가 남은 이유
- 토니 캠폴로.바트 캠폴로
- 17,550원 (10%↓
970) - 2026-03-19
: 4,920
#내가떠난이유내가남은이유_바트캠폴로_토니캠폴로 #노종문옮김 #비아토르
신앙에 대해 쉽게 결론내리거나 누군가를 정죄하는 책이 아니었다. 복음전도자인 아버지와 인본주의인 아들의 대화 형식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는 서로 다른 신앙의 시선이 담겨 있다. 한 사람은 남아 있으려 하고, 다른 한 사람은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말한다. 하지만 그 대화는 상대를 꺾기 위한 논쟁이 아니라 이해하기 위한 대화였다. 그래서 더 묵직하게 다가왔다.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신앙을 누구의 방식이 맞고 틀리다고 단정하지 않는 태도였다.
현실에서는 믿음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신의 신앙 경험과 해석을 절대적인 기준처럼 여기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그래서 그런 사람과의 대화는 쉽게 피로해진다. 질문과 고민을 나누기보다 결국 자신의 확신을 반복적으로 증명하려 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자신의 신념과 믿음을 마치 맘몬처럼 붙들고 있는 듯한 인상마저 준다. 물론 확신은 신앙 안에서 중요하다. 하지만 그 확신이 자신과 다른 방식의 믿음을 미성숙하거나 잘못된 것으로 단정하는 순간, 신앙은 이해와 성찰이 아니라 배제와 우월감의 언어로 변질된다. 특히 자신의 믿음을 마치 예수님의 말씀 자체인 것처럼 말하며 모든 것을 다 아는 듯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는 태도는 더욱 경계해야 한다고 느낀다. 그래서 검증되지 않는 독고다이 신앙은 경계한다. 신앙은 본래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는 데서 시작되는데, 오히려 오래된 믿음이 겸손보다 독선으로 흐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나님에 대해 안다고 말할 수는 있어도, 하나님을 완전히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건 나도 그렇다. 그런데도 자신의 경험과 해석만을 정답처럼 내세우는 순간 존중받지 못한다.
사람은 각기 다른 환경과 상처, 질문 속에서 살아가며 하나님을 받아들인다. 그렇기에 신앙의 과정 또한 하나로 규격화될 수 없다. 누군가는 공동체 안에서 믿음을 지켜가고, 또 누군가는 의심과 흔들림을 통과하며 더 깊은 질문에 도달한다. 이 책은 바로 그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신앙을 단일한 기준으로 재단하지 않고, 각자의 삶 속에서 하나님을 이해해가는 과정을 섣불리 판단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더 성숙하고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사랑하며 아끼는 마음이 글에서 보여져서 좋았다. 나도 혹여 그런 순간이 온다면?
그래서 더 설득력 있었다. 나 역시 읽으며 내 신앙의 위치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남아 있는 사람인가, 떠난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사람인가. 사실 하나님이 내게 직접 말씀하셨다고 느낀 경험은 많지 않다. 기도를 하면 선명한 응답이 들리지는 않았었다. 그런데도 삶을 지나오며 하나님이 아주 멀리 계신 분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사람을 통해 깨닫게 하시고, 관계 속에서 내 부족함을 보게 하시고, 흔들리는 시간 속에서도 조금씩 생각과 태도를 바꾸어 가시는 순간들이 있었다. 나를 변모보다는 개조를 시켜주신 하나님이셨기에.. 아마 신앙은 거대한 확신의 언어보다 그렇게 삶 속에서 서서히 스며드는 변화에 가까운지도 모르겠다.
책 속에서 “일상 속 평범한 경험과 만남 가운데서, 하나님의 영이 내게 그리고 내 안에서 무엇을 해내시는지 말로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건 서서히 내 안에 어떤 감동을 일으키신다는 것이다.”라는 문장이 오래 남았다. 신앙은 숫자로 증명되거나 겉으로 드러나는 열심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뜨겁게 기도하며 하나님을 만나고, 또 누군가는 긴 침묵과 흔들림 속에서 천천히 하나님께 가까워진다. 중요한 것은 겉으로 보이는 모양보다 그 사람이 어떤 질문을 품고 살아가느냐는 아닐까.
그래서 이 책은 신앙의 정답을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질문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기록처럼 느껴졌다. 믿음이 흔들리는 사람에게도, 여전히 교회 안에서 고민하는 사람에게도 필요한 책이었다. 떠난 사람과 남은 사람을 단순히 나누지 않고,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시선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읽고 난 뒤에도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결국 신앙은 누군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이 아니라, 끝없이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