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_다자이 오사무
lulujw7 2026/04/23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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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양
- 다자이 오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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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 - 2018-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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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_다자이오사무 #민음사
사양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쓸쓸하다였다. 단순히 우울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물들의 삶이 서서히 무너져가는 과정을 조용하게 보여주었다. 가즈코의 삶을 보면 기구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어머니를 잃고, 동생 나오지까지 떠나보내면서 혼자 남겨진다. 그 과정에서 가즈코는 무너지지 않으려고 애쓴다. 시대가 변하는 흐름 속에서 어떻게든 적응하려고 하고, 살아가려는 쪽을 선택한다. 하지만 그 선택이 결코 가볍지 않다. 버티는 것 자체가 고통처럼 보인다.
특히 어머니의 죽음을 바라보는 장면은 오래 남는다. 꽃이 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처럼, 한 사람의 생이 끝나가는 순간을 지켜보는 일. 그건 말로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일 것이다. 슬픔만으로는 부족하고, 허무와 두려움까지 함께 섞여 있는 느낌이다. 가즈코가 느꼈을 괴로움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나오지는 또 다른 방향으로 무너진다. 그는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술과 마약에 빠지면서 점점 스스로를 망가뜨린다. 가즈코가 버티는 사람이라면, 나오지는 무너지는 사람이다. 같은 상황 속에서도 이렇게 다른 선택을 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그래서 이야기가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우에하라라는 인물은 이 둘 사이에서 대비를 더 뚜렷하게 만든다. 가즈코에게는 감정의 대상이지만, 나오지에게는 더 깊은 타락으로 이어지는 존재가 된다. 같은 사람을 두고도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점이, 인간의 복잡함을 보여준다. 사람끼리도 친분을 만들때에 한쪽이 친하다고 다 같은 느낌을 같지 않는 것처럼 같은 남매라도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는 이렇게 확연히 다르다.
이 소설 전체에는 고독이 깔려 있다. 그런데 그 고독은 특별한 사람만의 것이 아니라,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처럼 다가온다.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변하고, 결국에는 소멸을 향해 간다. 그 흐름 속에서 어떤 사람은 적응하고, 어떤 사람은 무너진다. 이 단순한 사실을 이렇게 차분하게 보여주는 점이 인상적이다. 아무래도 쓰는 이의 심적감성이 담겨있어 더 우울한 것이 아닐까. 개인적으로는 ‘임종’에 대한 생각이 많이 남았다. 나는 양쪽 조부모님의 마지막 순간을 직접 보지 못했다. 마지막 순간에 남기는 말이 정말 중요한지, 아니면 그 순간 자체가 더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됐다.
가즈코의 삶을 보면서, 인생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힘들 수 있다는 걸 느꼈다.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많은 상실과 고통을 안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려는 선택을 한다는 점이 남는다. 삶과 죽음, 변화와 상실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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