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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lujw7님의 서재
  • 사람을 얻는 힘 : 인간력
  • 다사카 히로시
  • 18,000원 (10%1,000)
  • 2026-03-18
  • : 4,100
#사람을얻는힘인간력_다사키히로시 #장은주옮김 #북플레저

<사람을 얻는 힘 인간력>을 읽으며 처음 떠오른 질문은 단순하지만 오래 남는다. 사람을 얻는 힘은 어디서 나올까. 우리는 보통 관계를 잘 맺는 기술이나 말솜씨를 떠올리지만, 이 책은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마음의 습관, 그 보이지 않는 내면의 태도에서 인간력이 자라난다고 말한다. 삶을 바라보는 시선, 사람을 대하는 온도, 그리고 스스로를 다루는 힘. 결국 사람을 얻는다는 것은 타인을 움직이는 일이 아니라, 나를 다스리는 일에서 시작된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장의 첫페이지에 고개를 숙이게 만든다. 나는 왜 이렇게 책을 읽어도 달라지지 않을까. 좋은 문장을 만나면 고개를 끄덕이고, 그 순간만큼은 분명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은데, 현실로 돌아오면 여전히 같은 감정에 흔들리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성군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런 사람이 실제로 존재할까 찾아보기도 했다. 그러나 결론은 늘 비슷했다. ‘없다.’ 적어도 내 주변에는 없다. 그래서 한때는 그런 인간상이 책 속에서만 가능한 허상이라고 단정 지었다. 그런데 묘하게도, 완전히 비슷하지는 않지만 그 결을 닮은 사람들을 우리는 다른 곳에서 본다. 화면 속, SNS 속 연예인 몇몇. 그들은 유난히 따뜻해 보이고, 사람 냄새가 나고, 관계도 자연스럽게 잘 이끄는 것처럼 보인다. 괜히 더 보고 싶어지고, 실제로 만나보면 어떨까 상상하게 만든다. 그들을 보며 ‘인간력이 높은 사람’이라고 느끼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그들은 내 옆에 있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건 아닐까. 우리는 그들의 가장 좋은 순간, 가장 다듬어진 모습만을 본다. 반대로 내 주변 사람들은 꾸밈없는 일상과 감정의 바닥까지 함께 보게 된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때로는 부족해 보인다. 결국 성군이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람을 바라보는 거리의 차이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는 질문이 있다. 나는 왜 ‘읽는 인간’인데도 나아지는 것 같지 않을까. 책을 읽으며 다짐하고,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지만, 어느 순간 다시 제자리다. 많이 견디며 살아보겠다고 결심해도 결국 나는 나로 돌아온다. 이 반복 속에서 스스로에게 실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책은 이 지점에서 시선을 바꿔준다. 변화는 단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아주 미세하게 쌓이는 것이라고. 그리고 그 출발점은 거창한 실천이 아니라 ‘감정을 대하는 태도’라고 말한다.

특히 오래 남은 문장이 있다.
“흐르는 강물을 멍하니 바라보듯, 그 감정이 스쳐 지나가도록 조용히 지켜보는 일. 그것이 바로, 작은 자아의 속삭임에 끌려가지 않는 유일한 길이다."

이 문장을 읽으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나는 그동안 감정을 없애려고 했지, 제대로 바라본 적이 있었을까. 시기와 질투가 없어졌다고 믿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나는 그것들을 극복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억누르고 있었을 뿐이었다. 없어진 것이 아니라, 잠시 눌려 있었던 감정. 그래서 더 깊은 곳에 쌓여 있었던 것 아닐까. 저자는 그런 감정을 밀어내지 말고, 조용히 바라보라고 한다. 부정하지도, 미화하지도 말고 그저 인정하는 것. 생각보다 훨씬 어렵지만, 어쩌면 이것이 인간력을 키우는 가장 기본적인 훈련일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한결같은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믿었다. 변하지 않는 태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생각이 달라진다. 사람은 변한다. 아니, 변해야 한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조금씩 스스로를 다듬어가는 것, 그것이 오히려 진짜 한결같음에 가까운 모습일지도 모른다.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지기 위해 계속 변해가는 사람. 그 과정 자체가 인간력의 일부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지금, 왜 인간력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나는 이렇게 답하고 싶다. 사람은 결국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그 관계는 말이나 기술이 아니라 태도에서 결정된다. 그리고 그 태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끊임없이 성찰하고, 다시 돌아보고, 또다시 다듬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쌓인다. 죽을 때까지 이어지는 수양이라는 말이 과장처럼 들렸지만, 이제는 그 말이 조금은 이해된다.

성군 같은 사람은 여전히 내 주변에 없다. 어쩌면 앞으로도 쉽게 만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연예인은 여전히 화면 속에 있다. 가까이 있지 않기 때문에 더 따뜻하고 더 완성된 사람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덮으며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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