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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lujw7님의 서재
  • 200개의 위대한 영어 명문장 필사
  • 이원준
  • 15,300원 (10%850)
  • 2026-03-10
  • : 40
#200개의위대한영어문장필사 #이원준  #탑메이드북

요즘 이상하게 ‘쓰는 일’이 다시 좋아졌다. 손으로 꾹꾹 눌러 적는 감각이 낯설면서도 반가웠다. 그래서 집어든 책이 <200개의 위대한 영어문장 필사>. 거창할 줄 알았는데 문장은 생각보다 쉽고 담백하다.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 어렵게 꾸민 문장이 아니라, 마음을 건드리는 말들이라서.
한동안 글씨를 안 쓰다 보니 내 글씨는 참 볼품없어졌더라. 삐뚤빼뚤, 힘도 없고. 그런데 며칠 계속 쓰다 보니 조금씩 자리를 잡아간다. 역시 사람은 쓰지 않으면 퇴보한다. 글도, 글씨도, 마음도 그런 것 같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단순히 필사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날짜를 적고, 영어 문장을 옮겨 쓰고, 그 문장을 다시 내 언어로 풀어내고, 마지막으로 그에 대한 감정까지 남기는 구조는 생각보다 좋았다. 겉으로 보면 단순한 반복 작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 문장을 여러 번 통과시키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문장은 자연스럽게 머리가 아니라 몸에 남는다. 단순히 눈으로 읽고 손으로 베껴 쓰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
형식은 잘 갖춰져 있지만, 결국 얼마나 성실하게 스스로를 들여다보느냐에 따라 결과의 밀도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명문장이나 선인들의 글이 주는 힘은 분명 존재한다. 짧은 문장 하나가 생각을 멈추게 하고, 때로는 삶의 태도를 다시 점검하게 만든다. 다만 그 힘이 지속적인 변화로 이어지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순간적인 위안이나 동기 부여는 가능하지만, 그것이 삶의 방향을 바꿀 정도로 이어지려면 반복과 축적이 필수적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제시하는 ‘매일의 기록’ 방식은 의미가 있다. 얕은 자극에 그치지 않고, 습관으로 이어질 여지를 남기기 때문이다. 매일의 글쓰기나 필사의 힘을 알고있다.

누군가의 위로를 기대하기보다, 스스로 문장을 곱씹고 감정을 정리하는 과정은 분명 자기 돌봄의 한 방식이다. 필사로 인하여 결국 스스로 얼마나 솔직하게 마주하느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 그렇기에 이 책은 위로도 주지만, 위로를 연습하게 만드는 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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