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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lujw7님의 서재
  • 철학으로의 초대
  • 민이언
  • 16,200원 (10%900)
  • 2025-12-08
  • : 195
#철학으로의초대_민이언 #미드나잇인 #뜻밖의생각

나는 왜 철학을 좋아하는가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이유는 단순한 호기심만은 아니다. 철학은 나에게 이 복잡한 세계를 이해하는 방법이자 삶을 진지하게 모색하게 만드는 언어이다. 인간은 왜? 진리가 무언가? 선과 악은 어떻게 구분이 될까? 특히 나는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기독교적 세계관 안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사유했던 철학자들의 글을 조금 더 동화된다. 그들의 철학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전제로 하면서도 인간의 여러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나는 그 지점을 큰 공감을 느낀다. 철학에서의 사유는 질문속에서도 믿음을 포기하지 않는 태도이다.

나는 신을 믿는다. 그리고 신앙 안에서 사람을 경계하라고 배워왔다. 그러나 실제의 삶에서 어떤 순간에 직면하면, 나는 여전히 사람에게 마음을 다 주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신앙이 말하는 태도와 삶이 요구하는 선택 사이의 간극, 이 책은 그 간극을 애써 봉합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틈을 그대로 드러낸 채, 믿음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게 만든다.
인생은 결국 하나님과 나 사이의 문제이며, 결국은 홀로 서야 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왔지만, 베르그송의 공과 타일의 비유는 그런 확신마저 흔든다. 필연처럼 보이는 삶의 궤적은 사후적으로 구성된 해석일 뿐, 우리가 살아가는 순간의 삶은 언제나 우연의 연속이라는 주장 앞에서, 나는 ‘하나님이 이렇게 나를 빚으셨다’는 말을 얼마나 쉽게 인과의 언어로 사용해왔는지를 돌아보게 된다.

정해진 길은 정해지지 않았다라는 말에 동의하지만 동의하지 않는다. 길은 앞에 주어진 것이 아니라 뒤에 발견된다는 말은 삶을 하나의 설계도로 이해하려는 태도를 거부한다. 먼저 걸어간 사람들의 궤적을 따라가는 게 안전해 보일 수 있지만 그 방식으로는 결코 자신의 길에 도달할 수 없다는 냉정한 판단이 담겨있다. 나는 늘 이방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어디에도 완전히 정착하지 못한 채, 스스로 이방인의 자리를 선택해왔다. 한곳에 머무르는 삶보다 이동하는 삶이 나에게는 더 익숙했고, 그래서 여행을 좋아한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동시에 나는 정착을 꿈꾼다. 떠나는 데 익숙한 마음과 머물고 싶은 욕망이 늘 함께 존재해왔다는 사실을, 이제는 부정할 수 없다. 이 모순은 여행을 대하는 나의 태도에서도 드러난다. 여행의 목적지가 도착의 지점이 아니라 출발의 지점이라는 말은, 어쩌면 나의 삶을 가장 잘 설명하는 문장일지도 모른다. 나는 새로운 장소에 도착하기 위해 떠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돌아올 나 자신의 출발점을 확인하기 위해 떠난다. 이방인으로서의 이동은 정착을 거부하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어디에 머물 수 있는지를 묻기 위한 과정이다. 그래서 나의 여행은 끝없이 떠도는 삶처럼 보이지만, 실은 언젠가 머물 수 있는 ‘여기’를 찾기 위한 우회에 가깝다.
우리는 일상속에서 살면은 일상을 의식하지 않고 살아간다. 그래서 자꾸 거기로 저기로 여기로 떠나는 걸까?

니체에게 사유란 참여가 아닌 거리두기였다. 그는 속해있음보다 벗어남을..충성보다는 이탈을 통해 사고가 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래서 나는 어디 속해있기보다는 관망자의 입장에서 서고싶은 것일까? 한가운데에 서 있는 이는 구조를 못보지만 한발 물러나 있는 사람은 그 구조를 볼 수 있는 눈이 생긴다. 사유란 세계에 더 깊이 묶이지 않고 잠시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는 용기를 갖는 일이다. 떠남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지만 두렵고, 머무르기를 원하지만 안주하는 삶은 싫어한다. 스스로 채찍질하며 서있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다른 위치로 옮겨 설 줄 아는 삶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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