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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lujw7님의 서재
  • 고요로 가야겠다
  • 도종환
  • 14,400원 (10%800)
  • 2025-11-10
  • : 10,510
#고요로가야겠다_도종환시집 #열림원

시가 내게로 왔다. 나에게 시는 어렵지만 시의 그 아련한 표현이 나의 마음을 시에게로 빠져들게 한다.

** -산-
굴참나무 떡갈나무에 가려
산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언덕 하나 넘어서니
산은
늘 거기 그렇게 있다 **

바다도 늘 그 자리에 있다. 장소도, 시간도, 계절이 바뀌어도 그곳은 언제나 묵묵히 제 모습을 지킨 채 나를 맞이한다. 나는 그 변함없음을 보기 위하여 매일처럼 뜨는 해를 보기위해 힘차게 오른다. 변하지 않는 산을 오르고,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새벽공기를 가르며 어김없이 떠오르는 해를 바라본다. 해는 늘 같은 자리에서 떠오르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나는 조금씩 달라져 간다. 세상은 변하고 사람도 변하지만 그리고 나또한 변해가지만 변하지 않는 것을 보기위해 발걸음을 옮긴다. 내가 찾는 것은 무얼까 깊이 생각해본다. 그 앞에 선 나라는 존재의 흔적을 보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산을 찾는다. 해를 보기 위해 거기에 우두커니 서있는 나무를 보기위해 또다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세워진 나를 확인하기 위해.

내 가까운 지인 중에도 시의 언어로 숨을 쉬는 사람이 있다. 어렵고 복잡한 미로속을 걷다가 쩌어기 미로의 끝에서 피어난 한송이의 꽃을 발견하는 듯한 순간이 찾아온다. 단순한 글쟁이의 느낌이 아니라 말과 문장사이에 숨겨진 달고 오묘한 딸기를 숨겨놓은 것 같다. 사람의 마음 한켠에 깊이 잠겨있던 감각을 깨우고 지친 일상속에서 다시 살아나 길을 찾게 하는 힘이 있다. 그것과도 같게 시인의 언어는 결이 같구나라는 것을 느낀다.

도종환시인의 시는 자연으로 나를 데려가준다. 얼마전 갔던 그곳의 풍경이 떠오르며 또 기억이 난다. 마음의 파동이 마구 치고 있을때에 고요로 가는 법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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