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자 생리학
lulujw7 2025/04/27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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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자생리학_루이후아르트 #류재화옮김 #페이퍼로드
얼마전에 읽은 영국의 19세기 풍자화가인 맥스 비어봄의 <행복한 위선자>도 재미있게 읽었다. 프랑스 작가인 루이후르는 1841년 '생리학'문학 장르를 성공시켰고, 그랑빌.도미에 등과 협업했다. 처음 생리학이라길래 의학적 의미인 줄 알았으나 그런 의미가 아니라 당시 19세기 프랑스에서 유행한 문학장르였다. 나도 산책자로서 산책자나 걷기를 하며 사유하는 글을 읽으면 큰 공감이 간다. 무엇을 위해 걷는가, 무엇을 위해 산책을 하는가. 산책자는 도시와 사회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풍자적 해설자'고 '관찰자'이다. 루이 후아르트의 글을 더 읽고 싶은데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산책자 생리학>과 <의사 생리학>만 번역되어 나왔다.
지금의 산책자와는 달리 19세기 프랑스인의 산책은 옷 때문에 매우 불편했을 것이다. 남성들은 긴 조끼와 재킷, 높은 칼라의 셔츠에 넥타이나 보타이를 착용했고, 꽉 끼는 바지와 가죽 구두를 신었다. 여성들은 여러 겹의 코르셋으로 허리를 단단히 조이고, 무거운 드레스 아래에 겹겹이 속치마를 입었다. 치렁치렁한 액세서리와 모자, 우산도 필수였다.
당시에는 사회적 지위와 체면을 중시했기 때문에 불편함을 감수하며 산책을 즐겼다. 나는 성격이 급해 산책도 빠른 걸음으로 하는 편인데, 그 시절 사람들은 우아한 차림으로 손에 양산이나 부채를 들고 천천히 걸었을 것이다. 여성은 반드시 모자와 장갑을 착용했고, 남성은 모자를 벗고 인사하는 것이 예의였다. 또한 혼자 산책하기보다는 그룹으로 다니는 것이 권장되었다.
이렇게 그 시대를 상상하며 읽으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로 여행하는 듯한 흥미로움이 느껴진다.
P. 119 친근하고, 생글거리고, 빈정거리고, 게으르고, 식탐 많고, 고대 로마인처럼 구경거리 좋아하고, 특히나 산책을 좋아하는 오! 사랑 가득한 산책자여!
P. 203 다음과 같은 자질을 소유하지 않은 자는 산책자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소유할 자격이 없다.
어떤 경우에나 명랑할 것.
필요할 때는 성찰할 것.
항상 관찰 정신을 지닐 것.
독창성은 그닥 없어도 됨.
유연한 사유.
약간의 피로와 훈련.
특히, 자신을 쉬게 할 줄 아는 의식 상태.
그래도 다들 산책자가 되길 원한다면, 놀라운 일이다!
심심해서인지, 혹은 호기심에서인지 외지에서 온 구경꾼들은 방문하는 유적지를 아주 세세하게 살펴본다. 심지어 ‘방돔 광장’의 원기둥 계단 수까지 세는 사람도 있다. 산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활동이며, 꼭 부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산책의 작은 불행들에서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무심코 아무생각없이 지나가는데 물건을 든 사람과 마주쳐서 물건에 우연찮게 부딪히거나 바닥에 누가 누워있는줄도 모르고 지나가다가 앞으로 자빠지는 불상사를 당할수도 있다는 거다. 조심해야 할 행동에 대해 적혀져있다. 그 시대에는 산책자라 칭함은 산책할 때 지켜야 했던 예절과 사회적 규범이 있어서 진정한 산책자가 어떤 사람인가를 나열할 정도였다. 유유자적 산책하며 몽마르트의 언덕을 지난다. 언덕 정상에 오르면 치렁치렁 걸치고 있던 옷들을 하나 둘씩 벗고 가벼운차림으로 너른 돌 위에 모여 앉는다.
P.54 .이어, 족히 세 시간은 되게, 저 멀리 보이는 앨발리드의 둥근 지붕과 노트르담 성당의 탑을 하염없이 바라다본다. 1년에 52번을. 그래도 왠지 항상 새로운 기쁨이 인다.
19세기의 산책자는 이렇게 갑갑히 입던 옷을 벗어던지고 편하게 너른 돌위에 앉아서 머얼리 보이는 성스러운 건물의 둥근지붕과 탑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1년에 52번이상을 산책을 했겠지. 산책이나 등산을 하며 꼬옥 그 곳에 가면 루틴으로 한 곳을 정하여 바라보기도 한다. 난중에 아주 난중에 프랑스 파리에 간다면 19세기 산책자마냥 54페이지의 책을 펼쳐보며 같은 곳은 바라보게 되면 시공간을 초월하게 되는 걸까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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