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의 야간열차
lulujw7 2025/03/2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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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의자의 야간열차 (무선)
- 다와다 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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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 - 2016-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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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의야간열차_다와다요코 #문학동네
다와다 요코는 일본출신의 작가이자 시인이다. 작품을 창작할때에 일본어와 독일어 두언어로 표현하여 그녀만의 색다른 문학 세계를 갖추었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독일에 장착한 그녀는 이후 독일 베르린에 거주하고 있다. 그녀의 소설과 시, 수필은 단순히 의사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사고와 정체성을 형성케하는 핵심적인 요소임을 강조한다. 다와다 요코의 사차원과 현실을 오가는 기법은 독특한 시공간의 한공간으로 초대하기도 한다. 제목을 검색하다 우연잖게 알게된 작가에게 매료되었다.
P.65 창에서 띠 모양으로 비쳐드는 빛이 부옇게 보인다. 온기는 있지만, 이산화탄소가 많을 것 같은, 어딘지 모르게 숨이 막히는 답답한 공기. 검은 재가 날벌레처럼 공중을 떠다녀서 기침이 나오고 눈물도 번졌다. 통로 유리창은 얼음벽 같아서 그저 옆에 서 있기만 해도 춥다.
2인칭시점으로 내가 주인공인 당신을 바라보는 듯한 시선의 느낌이 일기를 훔쳐보듯이, 주인공의 행적을 따라가는듯한 느낌을 준다. 주인공의 이름은 따로 없으나 여성이며 직업은 댄서이다. 머릿속으로 그녀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여행지에서의 그녀가 아무렇지도 않게 했던 선의는 과연 자연스레 지나가는 과정인지 그 선의가 나중에 폭탄이 되어 날라오는지 많은 고민과 걱정으로 불안함에 휩쌓인다. 그 불안함을 안고 기차를 타는데 유독 답답한 공기와 차가움이 몸을 감싼다. 마음의 싸함이 몸으로 와닿는 것인지 어떤건지 가늠이 안되면서 복잡한 심정이다. 누군가 모르는 이가 여행지에서 건네주는 음식은 반가워해야할까? 어찌하다보니 보드카를 마시게 됐는데 속이 무척 뜨거워지며 감정이 말랑말랑해졌다. 그런 그녀를 보며 걱정이 앞선다. 어쩌지 저러다가 무슨일이라도 생기면? 우연찮게 만난 인연은 시덥잖다.
술을 거하게 마시고 나서 붕떠있는 느낌. 내 몸이 내몸이 아닌듯이 정신과 몸이 분리되어있는 느낌으로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모른 잠에 빠져들어 나도 같이 꿈에서 헤매고 있다. 꿈에서인가 분명 기차에서 떨어졌는 줄 알았는데 정신을 다시 바짝 들더니 눈이 번쩍 뜨였다. 보드카가 깬건가 정신이 깨면서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기차의 덜컹거리는 소리, 집과 다른 차체가 낮아서 이곳이 기차인 것을 단박에 알게되었다. 이 여행은 무엇을 위한 여행일까.
P.98 당신은 미미의 얼굴을 바라보며, 미인이지만 사방팔방에서 불행을 끌어들이고 마는 자석 같은 얼굴이라고 생각했다. 바라보고 있으면 불행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이쪽 마음의 조율까지 어긋나버린다.
어디를 여행하다보면 언젠가 한번쯤은 만났던 것 같은 사람을 마주칠때가 있다. 한참을 바라본다. 하지만 기억을 못하며 어~어~ 이러면서 헤어지기가 부지기수이다. 어떤 사람이기에 기억을 못하고 얼굴만 기억언저리에 있을까. 외적인 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했던 이유는 낯선 사람을 만났을때에 그 사람이 나에게 위협적인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 판단할 수 있어서 이기도 하다. 당신은 상대의 어떤 모습으로 판단하고 있나.
다와다 요코는 일본과 독일이라는 두 문화를 오가며, 언어와 정체성, 이주의 문제를 탐구하는 독창적인 작가이기도 하다. 주로 읽는 책들의 나라를 보면 문학작품은 프랑스, 일본, 독일작가의 작품을 주로 읽는데 다와다 요코의 작품은 독특했다. 일단 주인공의 이름도 없고, 2인칭 시점이며, 주인공이 있는 배경도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여서 그런 느낌이 있었나보다. 문체와 흡입력에 매료되어 한동안 그녀의 작품을 읽어보게 될 듯 하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스타일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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