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각(synesthesia)에 대해서 들어본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보통은 소리나 냄새에서 색을 보는 정도로 단편적으로 인식하고 있을 것이나, 이 책에 따르면 공감각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흔히 아는 것처럼 다른 감각에서 색을 보는 경우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단어나 알파벳에서 색을, 심지어는 맛을 느끼기도 한다.
극단적인 예제로는 각종 도량형의 체계가 눈앞에 펼쳐진다는 사람도 있다. 길이를 연상하면 미터나 센티미터의 줄자가 펼쳐지고, 날짜를 생각하면 눈앞에 달력이 쭈욱 펼쳐진다고 한다. 다른 도량형을 사용하는 나라에 가서 얼마가 지나 적응하면, 원래 사용하던 단위는 뒤편으로 밀려나고, 새로운 단위가 주된 영역으로 올라온다.
물론 이처럼 특징적인 경우는 흔하지 않다. 보다 놀라운 것은 통계적으로 공감각자가 생각보다 많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 책에 따르면 100명중 1명 이상은 존재한다고 하나, 보다 폭넓은 조사가 필요할 것 같다. 더 박하게 잡아 천 명에 한 명이라고 하더라도, 여전히 흔하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왜 공감각자가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일까?
먼저 본인에게는 그런 감각이 매우 당연하기 때문이다. 대개 공감각자들은 성장하면서 가족과 본인이 느끼는 것이 다르다는 점을 깨닫게 되고, (워낙 이를 당연하게 여기고 살아, 20세 이후에나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에 적응하며 살기 때문에 그런 것일수도 있다.
요즘처럼 개인 미디어가 발달한 시대에 본인의 공감각을 드러내어 홍보하는 사람도 있을 법 한데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 사실은 통계적으로 매우 적은 것일지도 모른다.
여담이지만 TED 강연 중 "새로운 감각을 만드는" 일에 관한 것이 있는데, 같은 맥락의 연구일지도 모르겠다. 뇌가 새로운 감각을 개발하는 일에 관심이 있다면, 저 강연은 한번쯤 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