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이 말이 떠올랐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
언제나 내 곁에 있던 손, 지금 타자를 능숙하게 치고 있는 나의 손.
그 존재가 너무나 익숙하고 자연스러워서, 평소 손에 대한 소중함을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가끔 손을 다쳤을 때 좀 불편하네라고 느낀 정도?
책을 읽고 나니 갑자기 지금까지 열심히 수고해 온 소중한 나의 손에 대해 고마움이 느껴지고 이 손으로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라는 은근한 자신감까지 생겼다.
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말하고자 하는 바가 확실히 드러난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손 손 손’ 나는 제목만 보고 책을 읽기 전에 이것저것 떠올려보았다. 내가 손으로 할 수 있는 게 뭘까? 지금 하고 있는 타자 치기, 글씨 쓰기, 밥 먹기, 잡기, 당기기, 밀기, 간지럽히기, 긁기, 쓰다듬기, 문지르기, 치기, 만들기, 두드리기. 춤추기, 찌르기, 지휘하기, 박수치기 등 떠올리다보니 끝이 없었다. 이쯤 되니 작가님은 손의 역할에 대해 어떤 식으로 풀어내셨을지 궁금해졌다.
샛노란 색의 표지는 시선의 잡아끌었고, 단발머리의 소녀가 손을 편 채 어딘가를 보고 있고, 다양한 모양의 손이 표현되어 있었는데.. 소녀의 모습이 어딘가 익숙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림 김지영이란 글자를 보고 뭔가 딱 떠올랐다. 내마음 ㅅㅅㅎ 작가님이셨구나! 괜히 더 반가웠다. 표지를 넘게 면지를 보니 이번엔 새파란 색이 나왔다. 그리고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는 손들의 모습들이 보였다. 그림 작가님은 판화기법도 함께 활용해서 내용을 표현하신 것 같았는데 색이 참 알록달록하고 그림이 예뻐서 보기 좋았다.
책 맨 마지막으로 가보면 글을 쓰신 정연경 작가님이 어떤 생각으로 이 글을 쓰셨는지 내용이 나온다. 아이들이 손의 생김새와 기능에 관심과 흥미를 갖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멋진 생각을 하신 분이구나...!
이 책은 손의 소중함에 대해서 말하고 있지만 진짜 핵심은 그 손으로 멋진 무언가를 만들어보기를, 창작해보기를 격려하는 것 같았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손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모두가 무언가를 꼭 이뤄내기를 (나도 포함해서)
ps. 이 책의 또 다른 재미는 앞장의 면지와 뒷장의 면지가 연결된다는 점이다. 어떤 식으로 연결되는지는 직접 확인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