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조끼를 입고 양갈래로 곱게 머리를 땋은 여자아이의 뒷모습이 보인다.
이 아이는 거울을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 거울 속에 비치는 얼굴의 모습은 뾰족한 두 귀를 가진 여우다. 어찌보면 오싹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예쁜 그림체로 그려져있어 마냥 귀엽게만 보인다.
반짝이는 것을 좋아하는 여우는 보름달이 뜨면 이리 구르고 저리 굴러 아이로 변신하고, 할머니가 계시는 장신구 가게로 간다. 보름달이 뜨는 날 3번 찾아 오라고 말하는 할머니.. 아마도 할머니는 여우의 비밀을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장신구 가게에 찾아간 여우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책을 통해 확인해보시길...
전통 장신구에 대해 대략적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정확한 명칭을 알지 못했는데 그림책 덕분에 확실히 알게 되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검색사이트에서 괴불노리개를 검색해봤다. 어린이들이 주머니 끈 끝에 차는 삼각형 모양의 노리개라고 한다. 그리고 액운을 막아주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한다. 검색 결과 이미지에는 색색이 예쁜 노리개들 사진이 잔뜩 나왔다. 이렇게 예쁜 전통 장신구를 왜 난 잘 모르고 있었을까. 내가 여우라도 이 괴불 노리개를 받고 싶어서 할머니를 열심히 도왔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과 천으로만 만드는 건데도 어찌나 아름다운지... 이 책 덕분에 우리나라 전통 장신구들을 자세히 살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게다가 장신구를 만드는 방법도 꽤 자세하게 나와서 유익했다.(따라 만들어 보고 싶은데 손재주가...없...^_ㅠ)
여우 아이가 참 귀엽고 사랑스럽게 나온다. 장신구 할머니는 편안하고 따스하게 느껴진다. 책을 보고만 있어도 내 마음이 사르륵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아이들이 봐도 나와 똑같이 느낄 것 같다. 추천!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으로 표현되는 작가님의 그림체가 마음에 들어서 다른 작품들을 찾아보니 꽤 많은 그림책을 그리셨다. 나중에 하나하나씩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