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사유화를 멈춰라’라는 책제목이 주는 충격과 신선함만큼 책을 읽어가면서 몰랐던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사유화를 단순히 나쁘다 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부분도 적지 않았는데 이미 다른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유화의 예들을 통해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이며,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점은 시사하는 부분이 크다고 생각한다.
책의 구성은 크게 11개의 세부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행선지 없는 열차, 국가에서 시장으로, 병든 시스템, 이윤의 원천, 어둡고 적막하고 추운도시, 비싼수업료, 불안한 노후, 정보사회는 누구 것인가, 국가의 자살, 자유시장의 한계, 민영화의 덫이 그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의료민영화를 다룬 병든 시스템, 국가 안보 민영화와 관련한 내용, 물사유화에 대한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의료민영화와 관련한 다른 국가의 진행사항은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자면 끔직했다. 과연 우리가 추구해야 할 자유경쟁, 자유시장이라는 것이 어디까지인가라는 의문 또한 제기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말이다. 미국의 의료현실을 꼬집은 ‘식코’라는 영화가 떠오르는 것은 아마 유사한 일들이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진행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국가 안보 민영화와 관련한 부분은 아직 우리에게는 조금 생소한 측면이 있었지만, 이미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에서 교도소, 경찰, 군부에 까지 진행되고 예들은 흥미로웠다. 물 사유화 문제를 통해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한 필수적인 공공서비스가 사유화, 민영화 되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남아프리카와 아르헨티나의 사례들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단순한 사유화의 문제가 아니라, 이 문제가 가지는 세계의 거대기업들과 정부, 그리고 그 물을 먹고 사는 사람들간의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책의 전체적인 구성과 내용은 크게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수준이지만, 책을 덮고 나서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드는 책인 것 같다. 과연 ‘누구를 위한 민영화인가’ 라는 의문은 책을 읽고 나서도 여전히 남는 읽는 이의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