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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열의 나를 찾는 독서 & 독서경영
  • 마흔 살의 책읽기
  • 유인창
  • 10,800원 (10%600)
  • 2011-03-02
  • : 312
 

인생 80에서 나이 40이면 인생의 절반을 산 것이다. 예전의 60, 70인생을 살 때와는 느낌이 크게 다를 수밖에 없는 나이다. 그래서 40대가 되면 고민이 많아지고, 이런 중년의 마음을 달래기 위한 책도 많다. 실제 살아보면 40이나 50이나 큰 차이는 없지만, 50후반이 되면 신체적으로 힘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심리적인 면에서 부담을 느낀다. 가정에서도 아이는 커가고, 직장에서도 위에서 세운 것보다 밑에서 세는 직원 수가 더 많게 된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무엇을 해서 먹고 살 것인가 등 고민이 많아지는 나이다.

게다가 이들의 어깨를 무겁게 만드는 것은 인생 80과 달리, 일할 수 있는 나이는 거의 50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보니 자의반 타의반으로 다른 삶을 찾아야 하고, 그런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인생의 하프타임이란 말이 그래서 나온 것 같다.

이 책은 40대의 저자가 40대의 독자들을 생각하며 자신의 생각을 책을 빌려 작성한 것이다. 책을 보며 떠 오른 단상, 자신이 살아온 삶과 책 내용을 연결시켜 독자가 저자의 생각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소개한 책에 나온 핵심메시지를 익힐 수 있도록 했다. 그 동안 나온 독서 책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주는 이유가 바로 이런 점이다.

소개된 책을 보면, 1990년대 말 한국이 위기에 몰려 구조조정을 시작할 때 인기를 끌었던 책들이 많고, 가끔 최근(2~3년 전)에 나온 책들도 눈에 띈다. 한국이 어려울 때, 당시 40대 후반인 사람들이 직장에서 물러나면서 고통을 받던 상황 속에서 나온 책들이 많아 전체적인 분위기가 조금 침울한 면이 있다. 40대의 아픔과 고통, 잃어버린 세계에 대한 아쉬움 같은 것이 책 내용의 전반을 그리고 있다. 어쨌든 책을 읽어보면 현재 40대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렴풋이나마 알 수는 있을 것 같다.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앞에서 말한 것처럼 책 내용이 조금 어둡다보니, 예전에 읽었던 88만원세대라는 책의 40대 버전 같다는 느낌을 준다는 점이며, 실제 여기서 사용되고 있는 책들을 심도 있게 읽고 고민했던 사람들은 현재의 40대가 아니라 50대가 아닐까라는 점이다. 전혀 상상하지 못한 구조조정 상황, 평생직장으로 생각했던 기업의 매몰참, 준비도 안 된 상황에서 퇴직할 수밖에 없었던 베이비붐세대들의 아픔 쪽에 더 가까운 내용들이 많다. 현재 40대는 과거 자신들보다 10년 앞선 세대들의 고통을 보며 ‘저런 게 인생이구나.’ 각오하면 40대를 맞이한 사람들이니까 말이다. 어찌 보면 저자가 책에서 표현한 내용들은 현재 40대의 심금을 울리기보다는 ‘세상이란 원래 그런 거야’ 하며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처럼 느끼지는 것들이 아닐까 싶다. 이미 각오한 삶이니까 말이다.

많지 않은 책. 하지만 저자의 경험을 통해 되씹은 내용을 통해 책의 의미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책 한권이 아닌 책과 저자의 느낌을 동시에 얻을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다만. ‘책을 소개하는 책’치고는 기존 책 자체에 대한 내용이 너무 없다. 소개한 책의 내용으로는 글 중간 중간에 들어있는 인용어구가 전부이고, 나머지는 저자의 느낌만을 쓰고 있다. 그러다보니 책을 읽으면서 독자 자신과 소개한 책을 연결시키기가 어렵고, 책을 읽으면서도 책을 소개받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인지, 아니면 단지 저자의 에세이적인 경험을 공감하기 위해 읽는 것인지 혼돈이 될 때가 있다. 이런 책은 저자의 에세이긴 하지만 기존 책을 근간으로 구성한 책이란 점을 편집기획자가 좀 더 염두에 두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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