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재이의 상속권을 팔아서 받은 돈으로 그들은 공기 좋은 곳으로 요양을 떠난다. 어째 그 과정이 셔일록의 살을 떼어 가는 장면 같이 느껴지는 건 나만 그런 걸까. 에서가 장자권을 팔던 것도 연상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조금씩 조금씩 떼다 파는 장면이 왜 애처로운 건지 모르겠다. 그 와중에 한푼도 없는 자신이 형 생각해준다고 5억이 아닌 3억을 요구하는 건 또 뭔가. 자신의 앞가림이나 제대로 할 것이지 말이다. 형은 분명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자신처럼 더 잘 사는 여자 하나 만나서 회사에도 도움이 좀 되고 가정에도 도움이 되는 그런 상황이 동생에게 더 낫다고 보지 않았을까 말이다. 어디서 이상한 여자 하나 잘못 만나서 야금야금 돈이나 뜯기는 건 아닌지 걱정했을지도 모르겠다. 아주 조금은 그랬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둘만의 세상에서 좋은 거 먹고 좋은 거 보고 좋은 생각 하고 그렇게 지내던 이재이와 윤소인은 완쾌되었다는 확신을 가지고 서울로 온다. 수술하고 나서 채 일년도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작가가 반 고호에 대해서는 참 열심히 조사를 했는데 암이라는 조건에 대해서는 별로 조사를 하지 않았으려나. 보통 일반적으로 암은 5년이 지나야 완치된 것으로 본다. 그때가지 살아 있으면 치료가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산정 특례도 5년까지다. 하지만 이야기 상에서는 일년도 돠지 않았다. 물론 꿈을 꾸었다는 전제조건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의사가 그렇게 덮어놓고 네, 완치되었습니다라고 말해주진 않았을 거라는 소리다. 그때 제일 재발이 잘 되기도 하고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들의 행복한 시간은 정말 찰나와도 같이 짧았고 다시금 절망의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2권에서의 속도도 엄청나게 빠른 편이다. 죽기 전에 뭐든지 다 해보고 싶다는 사람들의 버킷리스트처럼 이재이도 소인의 바람을 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었을까. 그들은 파리로 네딜란드로 반 고호의 작품을 직접 보기 위해서 찾아간다. 잘했다 싶다. 어차피 오래 살지 못할 거 뭐하러 치료에 돈 쓰고 고생 하고 그러냐고. 내가 소인이라도 그랬을 거다. 이백일이 넘게 요양에 매달리던 그들은 이제 단 며칠간의 여행을 통해서 반 고흐 작품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를 원한다. 미리 당겨 받은 돈으로 최고급의 환경을 소인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재이다. 안 그렇겠는가. 겨우 만났다고 생각환 연인이 아파서 마음 졸이고 다 나았다고 생각했을 무렵 자신이 그림을 그리겠다고 우기고 그러다가 이제는 죽을 지경이 되었는데 말이다.
물론 그림을 그린다고 모두가 다 그런 것을 아닐거다. 극단적으로 조건을 제시해 놓아서 그렇지. 하지만 작가나 화가나 창작의 고통이 얼마나 큰 지는 직접 겪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소인은 자신의 진면목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나 이런 사람이야 하고 번듯하게 드러내고 싶었을 것이다. 안 좋은 모습만 보여줬기에 진짜 자신이란 사라의 본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가. 그 선택이 잘못된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결과가 그렇기에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몰라도 다른 선택을 했더라도 같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법이 아닌가.
작가는 반 고흐에 대한 조사를 많이 했다고 적어 놓았다. 그 자료조사는 책 속에 그대로 녹아 들었다. 그들이 고용한 가이드를 통해서 소인의 지식을 통해서 하나하나 세밀하고 짚어 주고 있어서 익숙한 그림들 뿐 아니라 제목도 낯선 그림들까지도 궁금해졌다. 소인이 단지 볼펜 한자루로만 그린 해바라기 그림은 이런 이야기 속에서 볼 수 있을 거라 예상하지 못해서 깜짝 선물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모든 것이 다 행복하면 좋았을 걸. 작가는 직접적으로 어떻게 되었노라고 서술하는 대신 두 마리 학을 이용해서 간접적으로 그들의 상태를 표현했다. 부디 그들이 새로 있는 곳에서는 오래도록 건강하고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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