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아빠가 전화를 했다. 받았다. 아빠 목소리가 아니다. 어떤 남자가 핸드폰 잃어버리셨냐고 물어본다. 1초만에 상황을 파악하고 바로 뛰어 가겠노라고 어디 계시냐고 위치를 물어본다. 산책하러 나간 아빠가 어디선가 길에서 핸드폰을 떨어트린 거다. 미친듯이 뛰어 가서 감사인사를 드리고 핸드폰을 받았다. 이제 아빠는 어디서 찾아야 하나.
핸드폰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일단 폰이 켜진 상태여야 하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잠금화면을 풀어야 한다. 그런데 스와이프를 하지 말라니. 그것도 엄금이라니. 엄격히 금지한다는 소리가 아니던가. 아빠의 경우처럼 잃어버린 핸드폰 주인을 찾아줄 때도 일단 스와이프를 해야 통화목록을 보던가 해서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 보이는 번호에 전화를 해야 할 텐데 스와이프를 못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데 그걸 못하면 어쩌라는 거지? 그렇게 의문점은 더해간다.
일단은 처음부터 이름에 따옴표가 있는 걸 봤을 때부터 의심을 했어야 하는데 그냥 이야기에 집중하다보니 놓쳐서 트릭에 속아버렸다. 이단은 끝까지 읽은 다음 다시 돌아와야 했다. 트릭에 속은 건 둘째치고 내가 읽은 게 맞는 건지 확인하려고 말이다.치넨 미키토라는 작가 이름만으로 선택한 책이었는데 이름값은 제대로 했지만, 독특함에서는 전례 없었지만 작가의 이름값을 알기에 조금은 아쉬웠달까.
메디컬 스릴러에 특화되었다고 생각했다. 어느 순간 점점 다른 쪽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모습을 보였다. 가장 최근에 읽은 건 [이메르의 거미]였다. 호러. 장르 문학 가운데서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야이긴 한데 치넨 미키토가 하면 또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듯이 제대로 된 호러였어서 역시나 또 한 건 해냈네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그 책을 바탕으로 작가는 이번에도 이 손바닥만한 호러를 들고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꺼져 있던 핸드폰을 켰다. 밀려 있떤 메세지들이 차곡차곡 쌓인다. 여자친구가 연락을 달라는 문자도 마찬가지다. 이런 가운데 선배에게서 전화가 온다. 무시 했지만 문자가 온다. 왜 연락이 되지 않았느냐고. 고장이 났었다는 핑계를 댄다. 선배는 자료 조사를 부탁한다. 그렇게 사건은 시작되었다.
왼쪽 페이지에는 글이 오른쪽 페이지에는 핸드폰 화면을 그린 듯한 그림들이 있다. 실제 핸드폰 화면이라 생각하고 본다면 더욱 사실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그림들이 없었다면 이 책은 아마도 그냥 그런 평범한 이야기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만큼 이 그림들은 결정적인 역할을 함과 동시에 아주 중요한 이야기의 뼈대를 담당하고 있다. 자료조사를 하러 가서 마주치는 이상한 그림들. 그리고 계속되는 누군가의 시선. 절대 후루룩 읽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나처럼 다시 되돌아 갈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조그마한 책을 어떻게 진열해 놨을지가 너무너무 궁금해졌다. 손에 잡으면 금방 다 읽어버릴 정도니 당연히 랩핑은 했어야 할 것 같고 어떤 식의 홍보전략을 구상했을지가 정말 너무 궁금하단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