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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난
  • 블랙 피싱
  • 조진연
  • 15,300원 (10%850)
  • 2025-11-10
  • : 890


어찌 말하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상세하고 자세하며 자세히 기술되어 있는 내용들이고 어찌 말하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 세부적으로 묘사되어 있어서 어딘가의 누군가는 이대로만 사기를 쳐도 살아남겠는데 라는 걱정이 앞서는 이야기다. 너무 완벽을 기하며 잘 나가다 보니 이 결말이 어떻게 나려고 이러는가 싶기도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내 생각과는 달리 작가가 이미 미리 설정해 둔 설정대로 약간의 반전을 주어 틀어 휘몰아쳐서 또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이야기다.

영화 <보이스>와 <시민 덕희>를 봤다면 비슷한 유형의 이야기라 같은 맥락에서 보아도 좋을 듯 하다. 보이스 피싱 업계에서 시나리오를 쓰며 잘 나가던 이선경은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자 아예 그곳을 나와 자신만의 새로운 회사인 하나리서치를 만든다. 이전에 일하던 곳보다 훨씬 더 소규모인 업체지만 그만큼 확실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녀가 작성한 매뉴얼 대로만 한다면 다른 사람들의 뒤통수를 치고 돈을 뜯어내는 것은 아주 자명한 이치였으므로 말이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다른 사람의 돈이 아닌 자신이 일을 하던 정수식품의 돈을 가져오는 것이 더 큰 목표였다.

영화에서보면 중국 같은 곳에서 거대한 공장을 차려놓고 일인당 전화기를 한 대씩 붙들고 사람들에게 무작위로 전화해 사기 치는 장면들이 등장을 한다. 요즘의 추세로 본다면 중국이 아니라 캄보디아로 옮겨간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예전처럼 무작위가 아니라 이미 털린 개인정보 등을 활용해서 자신들의 매뉴얼에 딱 맞는 호구들을 대상으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그만큼 더 세부적인 접근과 사기로 인해서 호구가 되어 버린 피해자들은 정신을 못 차리고 거액의 돈을 그들에게 바치게 되는 것이다.

모든 범죄는 다 나쁘다. 폭력이나 살인이나 강간이나 모두 다 나쁘다. 어느 것 하나 선처를 바라는 행위가 있을리 없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사기는 더욱 나쁘다. 이것은 비단 사람을 죽이는 것뿐 아니라 그 주위의 모든 사람들을 죽이는 범죄이며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 모든 것을 죽이는 행위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믿음을 이용해서 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로 인해서 재산을 훔쳐가는 사기범들은 싸그리 다 잡혀가거나 자연적인 멸종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기도 하다. 누군가는 안 당하면 될 것 아니냐고 하겠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안다. 얼마나 촘촘한 매뉴얼로 피해자들의 약한 부분을 콕콕 찌르는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는 그런 범죄다. 형량의 자비란 없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가져본다.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이 소설 속의 이야기 그대로 누군가 갚아주었으면 좋겠다 하고 바라게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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