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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난
  • 무한정의 (양장본)
  • 나카무라 히라쿠
  • 16,920원 (10%940)
  • 2025-04-01
  • : 2,020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정의라는 것이 무엇일까. 사전적 정의로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은 진리에 맞는 올바른 도리라고 나온다. 그렇다면 이 책에 나오는 무한정의라는 말은 끝이 없는 올바름이라는 뜻일게다. 정의가 끝이 없이 행해질 수 있을까. 하드커버의 단단함 만큼이나 견고하게 저질러지는 살인, 무게만큼이나 묵직함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 이야기는 정의의 정의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끔 한다.

얼굴에 표시가 있는 시체. 반 사회집단의 구성원만을 노린 범죄이기에 범인에게는 성소자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이 사건을 이끌어가는 것은 료이치. 발레 유학을 떠날 예정인 딸과 자기 방에 틀어박힌 아들이 있다. 료이치는 이 사건을 무사히 해결하고 한걸음 더 앞으로 나갈 생각이다. 해결만 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감찰계의 친구에게서도 자신이 승진 대상에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모든 것은 한 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법과 질서와 가족 그는 어느쪽을 선택할까.

작가의 이름은 낯설고 일본에서는 몇 작품이 있지만 검색 결과 한국에서는 이 책이 처음으로 번역된 책인듯 하다. 일단 벌어진 사건에 하나의 사건을 더하여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거기서 헤매나 싶었지만 재빠르게 연달아서 사건을 붙여 넣는다. 한번 시작하기가 어렵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기세다. 살인 사건에 정당성을 부여하기는 어렵지만 그 상황이라면 이해는 된다. 애초에 잘못 끼운 단추다. 첫단추를 잘못 끼워놨으니 이건 밑으로 줄줄이 잘못 끼워질 밖에. 이 사태를 해결하는 것은 단 하나다. 아예 다 풀고 첫단추부터 새로 끼우는 것이다. 하나하나 고치다가는 끝도 없고 고쳐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까지는 용기가 따른다.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다 뒤짚어 엎어야 한다. 그렇게 하겠다고 생각했다면 처음부터 시작도 안 했을 수도 있다.

사건을 해결하는 동시에 사건을 저지른다. 협박과 위협이 끊임없이 날아온다. 반 사회집단이라 칭하는 조직세계의 구성원이 피해를 당하다보니 그들과의 관계도 불가분하게 그려져야 한다. 경찰과 조직 그리고 범인. 이 삼각형이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한쪽이 다른 쪽을 향해서 화살을 쏘아대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범인은 누구이며 무슨 이유로 이런 짓을 저지르고 있는가. 그것이 가장 궁금할 것이다. 사건은 연결성을 띠고 있지만 형태가 달라졌다. 그로 인한 혼동은 사건을 해결해야 할 경찰의 몫이다. 그들은 어디에서 해결점은 찾는가. 내부인가 또는 외부인가.

지금 시점을 기준으로 벌어지는 사건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조직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본다면 한창 조폭이나 야쿠자가 유행할 때의 이야기를 그린 느낌도 든다. 일본에는 요즘도 야쿠자가 유행을 할까. 하기야 조폭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지금 한국에서도 십대들이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서 그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시사 잡지의 기사를 본 적도 있으니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단지 예전처럼 그들간에 부딪히는 일이 드러나지 않을 뿐. 이 묵직한 소설을 잘도 엮었다 싶다. 이 작가의 다른 이야기를 또 읽어보고 싶어진다. 이번이 끝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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