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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난
  • 나를 일으킨 말들
  • D. K. 야마시로
  • 15,120원 (10%840)
  • 2025-04-10
  • : 200


내가 이 책을 처음 그냥 휙 넘겼던 건 책소개 페이지에서 이 책이 학교 무슨 학년 어디랑 연계된다고 그런 글을 봐서였다. 그런 소개를 보니 당연히 아 아이들용 책인가보다 하고 생각해버리니까 나는 읽을 필요가 없겠네라는 생각이 든거다. 거기다 책 소개를 보기 전까지는 제목만으로 에세인줄 알았다. 자기가 힘들 때 이런저런 책을 읽었고 거기서 이런 저런 글을 보고 힘을 얻었다 라는 뭐 그런 내용 말이다. 이 이야기의 실체는 전혀 달랐지만. 성인책은 워낙 안 팔리니 일부러 청소년을 또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해서 마케팅 전략을 짠 것이려나. 얼마나 성공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같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역효과였다.

이 책은 소설이다. 청소년 소설이고 청소년 소설부분에서 많은 상을 받기도 했지만 페이지 수나 글의 양으로 보아도 책을 안 읽은 아이들이 선뜻 시작할 수 있을만큼 장벽이 낮지는 않다. 그러나 주인공들이 십대이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힘을 내는 것을 보면서 누구라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세지를 주고 있으니 십대들이 읽어야만 하는 읽으면 아주 좋을 그런 소설이다. 나 또한 읽고 나서 추천을 좀 하고 선물을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정신적 지주이자 한 가정의 대들보인 오빠가 죽었다. 그것오 경기중 갑자기 당한 사고로 인해서. 그야말로 하루 아침에 아들을 잃은 부모나 하나뿐인 동생 아넬라는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아넬라는 드러내놓고 따돌림을 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빠의 그늘 아래서 살았다. 누가 괴롭히려고 해도 누구 동생이다라는 소리만 하면 다들 피해간달까. 그만큼 오빠의 영향력이 막강했다는 소리다. 집안이 잘 살지도 않는다. 학생들의 에세이를 대필해주고 돈을 받을만큼 궁핍하다. 그렇다고 막막 성격이 밝아서 활달한 것도 아니다. 오랫동안 침묵해있던 아넬라는 다시 한번 살아보기로 결정한다. 오빠가 바라는 게 그것일테니 말이다.

오빠가 없이도 아넬라는 용기를 낸다. 오빠가 없는 것은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오빠는 그녀와 함께 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픈 친구를 도와 공부를 가르쳐 주고 위기에 빠진 엄마를 구해내기도 한다. 그녀가 아니었더라면 엄마는 더 큰 구덩이 속에서 빠져나오지도 못하고 허우적 거리고 있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운명은 개척하는 사람에게 더 찾아오는 법 아넬라는 적극적으로 학교 생활을 하기 시작하자 운도 따라온다. 자신을 봐주는 선생님이 연결을 해주어서 자신이 롤모델이 될 것 같은 사람을 직접 만나기도 하고 그 사람의 밑에서 일할 기회를 얻기도 한다. 친구의 파티에 직접 참석해보기도 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을 골라낸다.

십대란 그런 것이다. 무엇이든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그만 둘 수 있는 그런 시간이다. 시행착오를 겪는 그런 시간들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 다면 아무 것도 얻어지는 것이 없을 테니 말이다. 비록 신은 아넬라에게 모든 것을 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많은 좋은 사람들을 또 옆에 붙여 놓았다. 그래서 아넬라는 더 씩씩하게 자신의 미래를 향해서 나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 자신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며 힘들어 하는 친구가 있다면 아넬라가 [나는 말랄라입니다]를 읽고 힘을 냈던 것처럼 이 [나를 일으킨 말들]을 건네주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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