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무명씨
  • 존재의 모든 것을
  • 시오타 타케시
  • 16,020원 (10%890)
  • 2024-12-24
  • : 9,070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모든 범죄는 다 나쁘지만 유괴라는 것은 그 악행의 정도가 다르다. 아동 유괴는 특히나 더욱더. 아직 사리분별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이를 볼모로 삼아서 돈을 뜯내는 행위라니. 인간이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하기야 그런 짓을 하니 인간일지도 모르겠다. 인간은 악한 존재니까. 스톡홀롬 신드롬이 가장 잘 발생하는 것도 아동 유괴 상황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에게 아이는 맹목적으로 친밀감을 느낀다. 자신이 혼자 무언가를 만들어 먹고 씻고 자고를 할 수 없는데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면, 아무도 없고 단지 그 사람뿐이라면 아이는 그 사람을 따라야만 살 수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그 유대관계가 더 진해질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여기 지금으로부터 삼십여년 전에 유괴사건이 발생을 한다. 아이의 부모가 마련할 수 없는 정도의 큰 금액을 요구했다. 부모들은 일단 가능한만큼 돈을 끌어 모은다. 모든 경찰은 여기에 투입된다. 유괴는 시간과의 싸움이므로 어떻게 해서라도 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범인을 잡아야 돈도 찾고 아이도 찾을 수가 있다. 하지만 일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끝나지 않았다. 다른 아이가 또 유괴된 것이다. 이미 경찰병력이 집중된 상황에서 나중에 벌어진 사건에 대한 대비책은 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경찰은 이 초유의 사태를 어떻게 해결한 것일까.

사건에 집중할 줄 알았더니 오히려 시간을 건너뛰어서 현재 상황이 등장을 한다. 당시에 나중에 유괴된 아이는 삼년 후에 돌아왔다는 소리만 있다. 그 당시에 사건을 조사했던 형사의 죽음으로 인해 그와 친했던 기자가 등장을 한다. 형사가 사건의 해결 후에도 그 사건의 끝을 놓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난 그는 이 사건의 마지막 엔딩을 알기 위해서 자신만의 수사를 시작한다. 아니 어떻게 보면 엔딩이 아니라 그 시발점을 찾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이는 어디서 어떻게 삼년을 보내다가 다시 조부모의 품에 안기게 된 것일까.

사건과는 다르게 중반부는 미술에 관련된 이야기가 줄기차게 그려진다. 사실화라는 것이 주요 소재이다. 사진처럼 그리지만 그와는 다른 별개의 장르. 그 그림의 장소는 어디이며 그 그림을 그린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그 화가와 과련된 이야기와 관련된 사람들이 계속 나오면서 작가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궁금했지만 그 이유는 나중에 밝혀진다. 유괴사건과 이 미술작품 그리고 화가는 불가분의 관계였다.

단순한 유괴사건이라고 생각했고 그에 따른 경찰들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 곁가지로 나가게 되면서 의문점이 들었다. 내가 왜 이 길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순수한 물음이랄까. 길이 이쪽으로 나 있으니 이쪽으로 갈 수 밖에 없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왜?라는 의문은 계속 들었는데 마지막에 가서야 왜 이 길인지에 대한 답을 얻었다. 그리고 왜 뒤표지에 쓰여진 감동이라는 단어가 이 작품과 딱 맞는를 깨달았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결국 인간은 그렇게까지 악하지는 않았구나 아니 악한 사람들 중에서도 선한 사람들은 존재하는구나에 대한 생각. 인간 본연이라는 것은 존재의 모든 것을 그렇게까지 버리지는 않았구나 하는 생각. 묵직한 책의 무게만큼이나 묵직한 감동과 여운 그리고 생각할 무게감을 남겨주는 그런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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