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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씨
  • 새왕의 방패
  • 이마무라 쇼고
  • 19,800원 (10%1,100)
  • 2024-11-29
  • : 5,960

너어무 궁금한 거지. 대체 새왕이 뭐냐고. 방패는 알겠다고. 근데 새로운 왕도 아니고 새의 왕도 아니고 새왕이 뭐냐고. 그건 굳이 책을 읽지 않아도 딱 책을 들어서 뒤로 돌리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어떤 공격도 막아내는 성을 쌓으려는 새왕

어떤 방어도 깨뜨리는 총을 만들려는 포선.

아하. 그제서야 이해가 간다. 한자어였다. 더구나 한국에서는 쓰지 않는 일본식 한자어. 그러니 당연히 모를 수 밖에. 이 책은 역사소설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짧게 말하면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해서 전쟁이 일어나고 그것을 막는지 깨뜨리는지에 대한 대결이다. 그런 이야기를 뭐가 그리 중요하다고 7백 페이지가 넘도록 이야기를 해대냐고 하면 또 할말이 없지만 이 책은 무려 나오키상 수상작이다. 일본의 수상작들은 거의 믿고 보는 경향이 있는 나로서는 포기할 수 없는 유혹이나 마찬가지. 그러니 숙명적으로 나는 이 책을 읽어야만 했다.

이 책은 시대물이 이렇게 재미있을 리가 없어 시리즈다. 나는 이 북스피어라는 출판사의 사장님(인지 직원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발상을 해내는 사람들)을 참으로 존경하는데 어디서 이런 아이디어가 샘솟는 건지 사람들을 홀릴만한 시리즈를 잘도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내가 알고 있는 시리즈만 벌써 여러가지다 존재한다. '복간할 결심'이라는 시리즈를 본 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또 시리즈라니 거기다 시대물이라니. 이미 미야베 미유키 여사를 통해서 시대물의 재미를 알아버린 나는 이 시대물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이와무라 쇼고라는 작가는 낯설다. 거기다 전직이 댄스강사란다. 그러니 당연히 모륽 수 밖에. 거기다 세 곳의 서점을 운영한다. 서점이 잘 되려나. 세 곳이나 가지고 있다면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건가. 거기다 하나는 도쿄에 있다지 않은가. 여기도 월세가 만만치 않게 들어갈 텐데 말이다. 한국에는 아마도 이 책이 작가의 첫 책으로 소개되는 것 같다.

피난길에 가족을 모두 잃은 교스케. 그는 겐사이에게 도움을 받고 도비타야에서 그의 후계자가 된다. 돌의 눈을 읽을 줄 아는 교스케이기에 당연한 행보일지도 모르겠다. 쌓기조에서 일을 하던 그는 떼기조에서 훈련을 받고 운반조까지 거치게 된다. 재벌 후계자가 자신의 기업을 물려받기 위해서 가장 아래 단계부터 견습을 하는 그런 모양새랄까. 자신이 직접 성을 쌓는 일을 맡아 훌륭히 해내기도 한다. 중반부까지는 그의 이야기가 중심으로 꾸준히 전개가 된다. 본격적인 대결은 그 이후다.

철포를 만드는 구니토모. 뛰어난 철포를 만드는 그는 포선으로 불리며 존경을 받고 있다. 그의 제자인 겐쿠로는 교스케와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해야만 하는 운명을 가졌는지도 모른다. 그저 단순히 평행선으로만 흘러갈 것 같은 그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기만 하면 될 것 같은 그들이었지만 전쟁이라는 환경 앞에서 그들을 필할 수 없는 격돌을 한다. 교스케가 막는 그 성은 겐쿠로가 쏘아대는 대통 앞에서 무사할 수 있을까.

그러고보니 아무 생각없이 다녔지만 일본에 있는 성들은 성벽으로 둘러 쌓인 것이 생각이 났다. 저들에게도 이것은 역사적으로 귀중한 유물이겠지. 옛날에 기계가 발달했을 리 없고 하나하나 석공이 손으로 쌓은 것일게다. 그때 당시에 교스케 같이 돌을 잘 아는 사람이 있어서 이건 저기 저건 여기 이러면서 지시를 했을까. 그렇게 하나하나 차곡차곡 쌓였을까. 그리고 전쟁이 일어났을 때 그 성벽은 성을 지키는 역할을 했을까. 일본의 시대물은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듯 하다. 시대물이 이렇게 재미있을리가 없어라는 말은 틀렸다. 시대물은 너무 재미난 것이다. 다음 시대물은 어떤 것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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