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가의 전작을 읽은 적이 있다. 히든 픽쳐스. 표지가 굉장히 독특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아이가 그린 사람 그림이었는데 흔하게 보는 미스터리 표지가 아니어서 참 독특하다 생각했었다. 그냥 표지만 보면 아이들용 소설이라고 여길 법했던 그 책이다. 거기다 내용도 특이했다. 아이의 그림이 군데 군데 들어있어 더욱 흥미로왔고 그냥 아이가 그린 그림이 아니라 뒤로 갈수록 완전해지는 그림을 보면서 더욱 소름 돋았던 그런 책이었다.
그런 장르로 계속되나 싶었는데 이번 책은 또 전혀 다른 분야다. 이 작가 요기조기로 막 튀어다니는 재주가 있나 보다. 웨딩 드레스의 입은 한 여자의 모습과 제목으로 미루어 보아 결혼식에 관련된 무슨 미스터리가 있는건가 했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미스터리라고 보기에는 약간 무언가 진짜 아주 조금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같은 미스터리 성애주의자가 보아서 그런가 다른 사람이 보았다면 대단한 전개라고 여길 수도 있겠다만.
여기 관계가 소원했던 한 아빠와 딸이 있다. 오랜만에 연락을 한 딸은 자신이 결혼을 한다면서 아버지를 초대했다. 아버지는 딸이 결혼을 할 사람이 보고 싶다면서 결혼식 전에 한 번 그곳으로 가서 그를 보기를 원한다. 딸은 내키지는 않지만 그것이 터무니 없는 소리도 아니기에 승낙을 한다. 아버지와 딸은 결혼을 계기로 다시 친해질 수 있을까.
결혼식은 모두의 축복을 받아 마땅한 일이건만 아버지인 프랭크에게 이상한 사진 하나가 날아온다. 그것이 사위가 될 사람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딸에게 물어보지만 별 거 아니라고 한다. 예비사위인 에이든이 사귀다가 사라진 여자의 사진. 그녀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는데 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긴 시간을 들여 도착한 딸네 집에서 프랭크는 더욱 미심쩍은 점을 발견한다. 이 결혼을 시켜도 되는 건지 의문이 들지만 딸은 이미 결혼을 선언했고 프랭크는 자신이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님을 깨닫는다. 그것은 에이든이 재벌2세라는 것과도 관련이 있을까.
초반부만 읽어도 독자들은 이미 파악을 한다. 이 결혼이 심상치 않음을 말이다. 그리고 주목을 한다. 에이든이 사귀다 헤어진 그 여자는 어디로 간 것일까 하고 말이다. 그것이 이 미스터리의 핵심이다 싶어서 더욱 포커스를 맞추고 집중해서 읽게 된다. 그녀의 행방을 알 만한 단서들을 찾아서 말이다. 속도는 빠른 편이다. 지지부진하지 않고 결혼식이라는 종착지를 향해서 꾸준히 그리고 빠르게 전진한다. 그리고 결혼식에서 이 모든 미스터리의 정체가 한꺼번에 터져 나온다. 그제서야 모든 갈등의 해소로 인해서 한숨을 돌리는가 싶지만 정작 그 해결이 끝이 아님을, 이야기는 끝이 나지만 그 이야기 속의 등장인물들은 더 해결해야 할 일들이 남아있음을 보여준다. 작가의 책을 두 권 읽었다. 모두 다 다른 느낌의 이야기. 이렇게 되면 다음 이야기가 어떤 장르일지 짐작도 할 수가 없게 되어 더 기다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