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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ohanna's library
  • 모든 요일의 기록
  • 김민철
  • 12,150원 (10%670)
  • 2015-07-10
  • : 4,726
참 이상하게도 이 책을 읽다 몇 페이지 마다 울컥, 장소를 불문하고 울컥, 그냥 문득 울컥, 그런 신기한 경험을 했다. 왜 그랬을까 싶어 다 읽고 나서 또 읽었는데도 마찬가지. 왜였을까. 그 이유는 김연수씨가 자신의 운명이 도넛이라 가운데 빈 구멍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글을 보고 저자 자신이 검은 건반임을 깨닫고, 검은 건반이어서 자신이 그러한 사람으로 살아왔음을 써놓은 페이지를 어느 날 다시 보다가 알게 되었다. 나도 검은 건반 같은 사람인데, 난 내가 검은 건반인지도 모르고, 흰 건반이 아니라는 것도 모르면서 흰 건반이어야 한다고 믿고 살았던 것이다. 검은 건반같은 사람으로 살면서 겪고 느꼈음에도 문장으로 남기지 못했던 모호한 것들을 이 책의 저자가 한 문장 한 문장, 문장으로 남겨주었다. 그러니까 나는 이 책에서 내가 살면서 느꼈던 온갓 모호한 감각들을 페이지마다에서 명료하게 다시 겪는 경험을 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울컥, 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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