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나는 행복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wish 2003/04/15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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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역본 레 미제라블은 새로 읽기에 만만찮은 분량이었다. 매권 400여 쪽이 넘는 분량으로 6권. 편집도 가로 세로 빡빡하여 결코 권 수나 늘리자는 얄팍한 상혼에 뻥 튀겨진 것이 아니었다. '새로 나오는 신간 따라잡기에도 벅찬데' '이미 아는 내용인데...' 하는 생각에 선택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망설임은 10여 쪽이 넘어갈 즈음, 저자가 창조한 인물과 세계에 익숙해지면서 눈 녹듯 사라졌다. '레 미제라블'은 나에게서 2주 동안 모든 여가를 빼앗아 갔으며 수면 부족증에 시달리게 했다. 그래도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아, 나는 행복했다. 이 책을 읽는 동안'이라고.
고전을 선택하면 후회하는 경우가 적다. 오랜 시간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높이 평가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리라. 고전을 읽는 묘미 중에는 이런 '안전성'말고도 또 다른 점이 있다. 그것은 변화한 자신을 발견하는 일이다. 오래 전에 읽은 작품을 다시 읽을 때 전에 느끼지 못했던 것을 새로 발견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자신이 변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완역본 레 미제라블은 결코 권선징악 차원의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프랑스 혁명과 나폴레옹 시대의 격변을 소설로 은유한 것이 아닐까. 장 발장의 인생 역정은 덤으로 끼워넣고 말이다. 빅톨 위고, 당신은 진정 위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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