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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나무를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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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안에 있는 살구나무는 밤마다 흠씬 두들겨 맞는다
이튿날 가보면 어린 가지들이 이리저리 부러져 있고
아직 익지도 않은 열매가 깨진 채 떨어져 있다
새파란 살구는 매실과 매우 흡사해
으슥한 밤에 나무를 때리는 사람이 많다

모르고 때리는 일이 맞는 이를 더 오래 아프게도 할 것이다
키 큰 내가 붙어다닐 때 죽자고 싫다던 언니는
그때 이미 두들겨맞은 게 아닐까
키가 그를 말해주는 것도 아닌데, 내가 평생
언니를 때린 건 아닐까

살구나무가 언니처럼 무슨 말을 하진 않았지만
매실나무도 제 딴에 이유를 남기지 않았지만
그냥 존재하는 것으로 한쪽은 아프고 다른 쪽은 미안했던 것
나중 먼 곳에서 어느 먼 곳에서 만나면
우리 인생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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