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르를 안 가리고 책을 좋아하지만 내가 시집을 찾아본 경우는 정말 손에 꼽는 것 같다. 그만큼 시는 나에게 어려우면서도 거리감이 느껴지는 존재였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시는 복잡하고 까다롭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학교를 다닐 때는 시 자체를 감상하기보다 단어 하나까지 쪼개서 무슨 의미인지, 상징인지를 외우고 시를 이해하기 위해 부수적으로 알아야 되는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힘들었다. 시 통체로 암기하기, 해당 스타일에 맞춰서 시 짓기 등등 나에게 악몽 같은 기억이었지만 <난 피고 있는 꽃처럼 있을 테니> 시집을 읽으면서 시에 대한 색다른 시각을 갖게 되었다. 단 몇 구절의 글로 울컥하게 하게도 깊은 생각에 잠기게도 하는 시의 함축적인 매력에 매료되었다.
시 집은 총 6파트로 나눠지는 데 모두 작가가 다른 것 같다. 읽으면서 확실히 스타일도 다르다는 걸 느꼈다.
특히 이은미 작가 시가 나에게 굉장히 잘 맞았는데 어떤 시는 너무 마음에 들어서 지인들과도 공유하고 싶어서 한 단락을 보내주었다. 예전엔 좋은 글귀나 사진을 공유하는 걸 보면서 중년 분들만의 문화라고 생각했는데, 무슨 마음으로 보냈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나만 보기 아까운 풍경이나 글귀. 같이 행복을 공유하고 싶은 그런 마음인 것 같다. 시는 뭔가 무겁고 깊은 주제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일상 자체를 시로 옮겨 놓으니 색다른 느낌이었다.
좋았던 시들 몇 편인데 시 집에는 더 좋은 시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읽고 지인에게 추천해주기에 좋다. 어떤 편은 마음이 풍성해지기도 어떤 편은 가슴 깊은 곳부터 아린 느낌이 들고 글 몇 구절로 머릿속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고 깊은 감정을 이끌 어 내는 시는 참으로 대단하다고 본다. 작가님들은 단어 하나 선택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심을 했을지. 창작이란 업적 뒤에 오랜 시간의 노력과 고뇌의 흔적이 느껴진다.
#시집 #일상시 #난피고있는꽃처럼있을테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