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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도가와 란포의 트릭 해부학
  • 에도가와 란포
  • 17,820원 (10%↓990)
  • 2026-09-10
  • : 1,465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후회감이 밀려왔다. 읽은 기억이 없는 책이지만 트릭의 내용에 대해 설명하는 글을 읽고 있으려니 그 내용이 떠오르기 시작했을때부터였다. 이제는 기억이 희미해져서 장르소설을 읽을 때 트릭은 커녕 결말이 생각나지 않는 소설이 많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어렴풋한 기억은 반전의 반전을 노리는 트릭들에 대해 놀라움을 반감시키기에는 충분한 것이기때문에 해결책을 짐작하며 책을 읽는 것은 재미가 없는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에도가와 란포의 트릭'에 대해 유형별로 구분을 하고 정리하여 기록해 놓은 책이다. 많은 책을 읽은 것이 아니기에 - 실제로 이 책 해설에 실려있는, 인용된 도서 목록을 보니 실제로 내가 읽은 작품은 그리 많지 않았다 - 그저 트릭에 대한 유형들을 보며 사건의 수수께끼를 해결해 나가는 팁을 얻을 수 있는 것이겠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트릭소설을 쓴다면 아주 도움이 되겠지만 그저 장르소설을 즐기려고 한다면 이 책은 좀 더 많은 소설을 읽은 후에 접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더 크다. 


한동안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들을 가리지 않고 계속 읽었었는데, 그녀의 단편을 읽다보니 소설 속 문장의 표현속에서 교묘하게 시선을 돌리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상황들이 보이는 것 같았다.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이 나지 않지만 수영을 즐기던 여인이 물속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데, 수영복에 대한 한문장으로 그 '수영복'이 살인사건의 핵심을 보여주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던 작품이 있다. - 혹시 몰라 검색을 해 보니 이런 내용의 트릭을 쓴 작품이 있는데 단편이 아닌 Evil under the Sun이라는 장편이라고 한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무시하고 그냥 책에 집중해서 읽어볼까 싶었지만, 읽은 책에 대한 언급과 정확히 알고 있는 트릭의 설명이 나올 때 더 내용이 재미있게 느껴지고 읽지 않은 책은 이 책 자체가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대충 훑으며 넘기다보니 솔직히 책을 읽었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책을 읽지 않은 것도 아니긴하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알고 있는 것은 더 잘 알게 되는 것으로, 에도가와 란포의 말처럼 트릭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내가 알지 못하는 트릭 장치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니 이 책의 재미는 조금 뒤로 미뤄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사실 오래 전 장르소설들은 그 당시에는 충격적이었을지 모르나 지금은 널리 알려진(!) 트릭들이어서 아주 새롭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구체적인 유형 분류는 조금 뒤로 미뤄볼까 한다. 19세기의 작품들을 20세기의 작품들과 같이 정리한 트릭의 유형을 21세기에 읽는다는 것은 조금 시시해보일 수도 있겠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보면 기본에서의 변형에 다르지 않으며 뭔가 새로울 것이 없어보이지만 늘 새로운 트릭의 탄생이 있으니 지금도 여전히 에드거 앨런 포이거나 에도가와 란포의 작품을 찾게 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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