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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저자가 쓴 것인가, 아니면 독자가 읽는 것인가?

글은 이야기와 화자를 분리해 독자가 스스로 이야기의 의미를 판단하게 한다. 이러한 분리가 낳은 가장 중요한 결과(다른 모든 형태의 대중매체에도 적용되는 결과) 중 하나는 모든 독자가 똑같은 이야기를 저•마다 다르게 상상하고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쓴 내용이곧 독자가 읽는 내용인 것은 아니다.
여기서 질문이 하나 생겨난다. 이야기는 저자가 쓴 것인가, 아니면 독자가 읽는 것인가?
이것이 새로운 우려는 아니다. 문학이론가 롤랑 바르트를 비롯한많은 사람이 이 문제를 고민했다. 바르트는 이야기가 저자가 쓴 것이 아닌 독자가 읽는 것이라고 결론 내리면서 "저자의 죽음"을 선언하기까지 했다. 바르트는 이렇게 말한다. "독자는 글을 이루는 모든문장이 새겨지는 공간이다." 텍스트의 통일성은 출발지가 아닌 도착지에 있다. 독자는 글로 쓰인 텍스트를 하나로 모은다. 글이 미래를 얻으려면 저자의 죽음을 대가로 독자가 탄생해야만 한다."
바르트는 이야기가 두 종류로 나뉜다고 주장했다. 하나는 독자의 해석을 많이 요구하지 않는 읽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독자가주로 읽기만 하기 때문에 읽는 이야기라고 불린다. 다른 하나는 독자의 해석을 많이 요구하는 쓰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독자가 거의 이야기를 쓴다고 할 수 있을 만큼 해석을 많이 요구하기 때문에 쓰는 이야기라고 불린다.- P126
어떤 이야기는 너무 단순해서 모든 독자가 비슷한 이야기를 상상하고 어떤 이야기는 너무 모호해서 모든 독자가 서로 다른 이야기를상상한다. 정지 표시는 극도로 단순한 읽는 이야기의 사례이다. 이표시를 읽는 사람은 그 내용을 모두 똑같이 이해한다. 로르샤흐 검사(잉크 얼룩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이것이 무엇처럼 보이나요?"라고 묻는 심리학 검사)는 극도로 모호한 쓰는 이야기의 사례이다. 이 이미지를 읽는‘ 사람은 그 내용을 모두 다르게 이해한다. 정지 표시도 로르샤흐검사도 이야기는 아니며 그 어떤 이야기도 이 두 가지처럼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어쨌거나 모든 이야기는 그 사이 어디쯤에 존재한다.-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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