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교를 자퇴하고 형사가 된 성요한과 법의관 사표를 쓰고 목사가 된 유진신,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천국에서 온 탐정이라고 했을 때 뭔가 좀 작위적이고 뻔한 느낌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살짝 스치기는 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소설이라기보다는 한편의 영화나 옴니버스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아서, 결말이 어떨까 궁금해 책 읽는 속도를 늦출수가 없었다.
옴니버스 형태이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악을 조종하는 의사 양재익의 존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역시 처음부터 소설을 읽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따로 구분되어 있지만 악의 흐름은 하나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종아동, 스토킹, 외국인 노동자 등의 여러 사회문제에 대한 사건의 구성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문제들을 언급하고 있는데 유학생 실종과 외국인 노동자 문제가 연결되며 미얀마의 민주화운동과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마약카르텔까지 언급하고 있는 이 소설은 사실 책을 읽는 동안은 사건에 대한 추리를 포함해 영화같은 전개와 액션이 그려지고 있어서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이 비현실적인 소설의 이야기가 단지 비현실은 아니라는 것을 지울수가 없어 씁쓸한 느낌이 든다.
불법 이주노동자의 문제 해결이 어려운 상황에서 그들을 또 불법으로 가둬두고 장기밀매를 한다는 것은 인간이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지만 이 소설을 읽다보면 이와같은 인간말종들이 너무 많이 등장하고 있어서 지금의 현실에서 천국같은 곳을 언급할 수 있으려나 싶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사건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으려 하지만 그래도 멋있게 등장한 미얀마 청년 렌의 삶의 모습에서 진정으로 올바른 신념을 갖고 신념대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것인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어 좋았다. 이 모든 이야기가 현실이 아닌 상상속에서 나온 비현실의 세계라고 하지만 그래도 끝내 정의로움이 실현되고 악의 세계를 무너뜨리며 누군가의 헛된 죽음 없이 후대로 이어지는 삶의 세계가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끔직한 사건들의 이야기지만 마음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좋은 소설이라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