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하고 자부심이 강한 마일로는 나라를 지키는 기사입니다. 마일로의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증조할아버지도 모두 기사였고 마일로 역시 기사가 되어 용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있습니다. 만년도 넘는 시간동안 용의 습격을 받은 일이 없었지만요.
하지만 언제 어리석은 용이 쳐들어올지 모르니 조금 답답하고 힘들어도 절대 갑옷을 벗지 않아요. 잠을 잘 때도, 집안 일을 할 때도, 심지어 비가 내려 온 몸이 힘들고 갑갑하고 갑옷에 녹이 슬어도 마일로는 쉽게 갑옷을 벗지 못하고 있어요.
마일로의 친구들도 모두 기사여서 다 갑옷을 입고 있어요. 마일로도 때로는 자유롭게 지내는 어릿광대와 친구가 되고 싶고, 어릿광대처럼 아무 걱정없이 춤추고 노래하며 지내고 싶기도 했죠. 하지만 마일로는 용으로부터 나라를 지켜야 하는 기사예요. 그래서 마일로는 열심히 칼싸움 연습도 하고 용을 무찌를 방법을 공부하기도 하면서 열심히 성벽을 오르내리며 용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훈련을 멈추지 않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밤새도록 비가 멈추지 않고 내리고 아침이 되어 비가 멈췄을 때 마일로는 입고 있던 갑옷이 빨갛게 녹슬기 시작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반짝거리던 갑옷이 녹이슬고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었을 때에도 마일로는 차마 갑옷을 벗어버릴 수 없었는데......
절대 갑옷을 벗지 않는 마일로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마일로는 힘들고 갑갑한데도 왜 갑옷을 벗지 못했을까? 어릿광대의 자유로움과 즐거움이 부러우면서도 왜 마일로는 애써 그 마음을 외면하며 갑옷을 입은 기사로 남아있었을까?
여러가지 질문과 여러가지 대답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처음 그림책을 펼쳤을 때는 '갑옷'이 갖는 의미가 무엇일까, 라는 것에만 집중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이야기의 흐름이 하나의 결론으로 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천천히 다시 읽어보고 그림을 보고 있으면 숨겨져있던 마일로의 얼굴도 보이고 숲과 색색의 꽃과 나무가 보인다.
형태를 알 수 없는 미지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오히려 '용을 만나고 싶어지게 되는' 마일로의 변화는 어떻게 이루어지게 된 것일까.
그 마음에 집중을 하게 된다. 마일로와 아이들의 마음에만 용이 쳐들어올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갑옷을 두르고 훈련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마음 한편에 무거운 갑옷을 두르고 벗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책의 마지막 장을 읽을 때는 내 마음도 환해졌어. 정확하게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알 수 없는 두려움은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호기심의 존재가 되었을 때 마음이 가벼워지고 현재의 시간을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은 뭐 그런 마음이어서 그런것일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