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 우리 괴물은 예전부터 전해져오는 우리의 신화이야기를 우리 시대의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는 이야기이다. 사회, 문화의 적인 변화가 반영된 신화의 의미에 대해 쉽게 풀어내며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모계중심 사회가 농경생활과 정착생활이 시작되면서 부계사회로 바뀌게 되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어도 우리의 신화 속에서 그대로 반영되어 나타나는 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제주의 설문대할망 이야기가 설문대 할망의 위대함을 이야기하는 듯 하면서도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으로 허망하게 죽고 사라지는 이야기도 있어서 그저 옛날 이야기란 이리 허술한가보다 라는 생각만 했었는데 꽤 설득력 있는 저자의 해설은 우리 신화이야기를 뭔가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진짜 신화'를 만들고 싶다면 ...... 그 시대의 사람들이 진짜로 바라는 것을 정확히 꺼내 보여줘야 하요. 그 순간 이야기는 매력이라는 무기를 갖게 됩니다. 신이란 결국 시대가 꼭 필요할 때 나타나는 존재니까요."(158)
개념과 구조를 알고, 서사를 이해하면 신화이야기를 전래동화를 전하듯이 만들어낼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책의 이야기들을 더욱 풍성하게 이해하고 깊이있게 사색해보게 하는 '칼럼'은 단순히 신화의 재해석을 해주는 것을 넘어 더 많은 흥미를 갖게 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칼럼에서 누구나 신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하지만 이건 역설적이게도 '진짜 신화'를 찾아보게 하고 있는것이다.
정말 오래 전에 체험했던 것이기는 하지만 당시에는 그저 문화적인 체험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 물론 문화적인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 맞지만 그것이 담고 있는 사회,문화적 은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제주에는 만팔천이 넘는 신이 있다고 하는데 과거의 제주에는 흔했던 밖거리의 부엌에 있는 조왕신을 모셨던 흔적이 남아있는 곳에 찾아갔던 기억은 그저 문화적인 흥미로움이었지만 지금 이 책을 읽다보니 어쩌면 조왕신을 모신다는 것은 그만큼 먹거리 생활이 힘들었던 섬사람들의 애환이 느껴지게 되기도 하다.
익히 알고 있었던 이야기들은 더 깊이있게 읽을 수 있었고 몰랐던 우리 신, 신화의 이야기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