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읽는 서가명강 시리즈다. 책의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인류세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되는데, 그 개념에 대한 강의를 얼핏 들은 기억이 있어서 이 책을 통해 조금 더 명확하게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공식적인 학술용어로 지금의 시대를 인류세라고 일컫는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기에 사회학적인 용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질학적인 세기를 구분하는 용어로 등장했다는 것은 새롭게 알게 되었다.
여러 논란 끝에 과반의 찬성을 얻지 못해 학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머잖아 인류세라는 용어로 지금 세기를 특정지을 날이 올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지구 생태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개념과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함을 느끼게 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내게 가장 명확해진 것은 지구환경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실 십여년전쯤에는 환경과 기후의 변화가 지구 전체적으로 볼 때 주기적으로 비슷한 패턴을 그리고 있으며 환경주의자들의 지나친 극단적 발언때문에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지구환경은 그렇게까지 심각하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않게 있었으며 그들의 논리와 통계 데이터 역시 쉽게 무시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박정재 교수가 이야기하고 있듯 자연의 기후환경은 주기적으로 변하는 것이 맞지만 그 주기적인 흐름을 더 짧고 강력한 환경의 변화로 나타나게 하고 있는 인류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어서 그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것은 맞지않나 싶다.
인류의 생존이 지금처럼 막강하게 생태계를 파괴하고 교란시킨 적은 없었지 않은가.
이전까지만 해도 지구환경을 위해 행동해야할 때,라는 것이 강조되었다면 지금은 그 행동에 더하여 새로운 대안까지 마련해야 하는 시기가 되었을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인류세,라는 용어는 그 경각심을 생각해보게 하고 그와 더불어 지구와의 공존, 지구에서 살아가기 위한 인간의 책임과 의무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인간의 시대에 오신 것을 애도합니다'라는 인사가 먼 미래에는 과거의 믿을 수 없는 에피소드가 되기를 희망해보면서 지구 환경과 모든 생명체의 공존이 당연한 것이 되는 시대를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하는 일을 해야한다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