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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아빠는 그런 식이었다. 절대 우리에게 거짓말하지 않고, 성숙하지 않은 우리에게 무엇이든 앞질러 알려주고, 아무리 어리다 해도 우리의 판단기준을 존중하는 것이 아빠가 우리를 사랑하는 방식이었다. 나는 그날 내가 전에도 자주 듣기는 했지만 무슨 뜻인지는 몰랐던 배신자라는 말이 출세해보려고, 아니면 별 볼 일 없는 자리라도 지켜보려고 동료들을 버린 사람에게 붙는 딱지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런데 그 배신자라는 딱지가 가정에는 적용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아니면 아내를 배신하는 것은 동료들 앞에서 변변찮은 놈이 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 그것을 지칭하는 다른 성스러운 말이 있는지도 몰랐다. 아무튼 우리 건물에 사는 남자들은 일층 왼쪽 집 폭군이 벌이는 일에 끼어드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하는 게 틀림없었다.-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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