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퍼져나가기 전에 이미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단계를 지나 일상의 편안함에 안주하며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도 않고 이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 내가 누릴 수 있는 최상의 행복이려니, 하고 있는데 새삼스럽게 이 책을 읽게 되니 나의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게 된다.
저자는 대기업에 취업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이었음을 증명하고 싶어서 대기업에 당당히 입사를 하고 고액의 연봉을 받으며 핵심인사로 자리를 잡고, 에어비앤비 사업 초기부터 한국지부를 맡으며 사업의 기반을 잡고 확장시켜나가는 일을 하며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휴가지에서 만난 사람을 통해 삶의 다른 모습을 생각해보게 된다.
자신은 고액의 연봉을 받으며 쉼없이 일을 하다가 휴가를 받게 되면 그 기간에 가장 비싼 비행기표를 구입하고 비싼 숙박비를 치르며 짧은 휴가기간동안 최상의 휴가를 지내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데, 히피언니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행을 떠나기 위해 일을 하고 경비가 마련되면 저렴한 항공권을 구입하고 가장 좋은 시기에 여행을 즐긴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과연 누가 더 행복한 것일까에 대한 답은 각자의 세계관과 삶의 방향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정답이 무엇이라고 할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 자신에게는 정직한 답을 들어봐야하지 않을까.
솔직히 저자의 짱짱한(?) 경력과 좋아하는 일을 열정넘치게 하며 자신의 최고치를 찍으며 생활을 해보고 번아웃이 왔을 때 잠시 쉼을 선택했다가 삶의 방향이 바뀌게 되는데, 이 모든 것들이 나와는 거리가 있고 현실감없이 느껴지는 일들이라 그냥 이야기 읽듯이 읽기는 했지만 그래도 조금 더 긴 인생을 살아온 내게 삶의 형태는 다르지만 '점점 푸르게'의 느낌은 비슷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삶을 온전히 신뢰하는 것이야말로 삶을 가장 태평하게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삶을 온전히 신뢰할 때, 무서울 것도, 두려워할 것도 사라진다."(170)
흔한말로 꽃길만 걸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모든 것을 다 누리며 살지 못하더라도 내가 내 삶을 신뢰하며 일상에서 나의 소소한 행복을 찾는다면 내게는 그것이 꽃길이고 푸르른 생명의 숲길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