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페미니스트 라이프스타일
soyo 2021/07/0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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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미니스트 라이프스타일
- 김현미
- 15,750원 (10%↓
870) - 2021-02-22
: 852
점심시간부터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도서 정리하느라 지쳐 있다.
출근길 버스 안에서 읽은 페이지들이라도 남겨 둔다.
‘소비’에서 즉흥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습관을 되돌아 보게 된 장들이다.
장마가 시작되어서, 밖에는 비가 내리고 이 지역엔 호우주의보가 발효되었다. 며칠 간 비는 계속될 것이라 한다.
사회학자인 스티븐 마일스(Steven Miles)는 왜 소비가 늘어나는지를 논하면서 ‘공모적 공동체성(contriedcommunality)‘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우리는 소비할 때 유일하게 자유로운 선택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모적 공동체성이란 나의 자유로운 선택으로 기쁨을 추구한다고, 다른 사람들도 다 나처럼 소비하면서 산다고 믿고 싶어 하며 극적으로 계속 소비에 가담하는 것을 일컫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물건을 살지 말지 고민할 때 ‘나만 절약해서 뭐해? 다른 사람들 다 이거 써. 나만 없어‘라고 주문을 걸 듯 주문하시죠. (일동 웃음) ‘벌써 립스틱이 오십 개도 넘는데.’라며 고민하다가도 계속 다른 사람도 이 정도는 사면서 산다고 주장할 뿐 아니라 남에게도 설득 및 전파하며 소비하는 것. 이것이 바로 공모적 공동체성입니다.- P196
물론 불확실한 세상에서 어느 정도의 확실성을 제공해주는 통로가 소비인 것은 맞아요. 우리는 소비 능력을 입증함으로써 ‘소비 시민권’을 획득합니다. "반품하려고요. 제가 원하던 물건이 전혀 아니에요." "서비스가 왜 이렇죠? 이 홈쇼핑은 대기업이라 다를 줄 알았는데. 지금 너무 기분 나쁩니다!" 소비를 해야 이렇게 큰소리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고객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 감정노동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 다 여성입니다. 사람들은 서비스 노동자들에게 화풀이하고 이들의 인격을 비하하면서 대우받는다는 생각을 합니다. 많은 여성들이 직장을 관두고 싶지만, 따박따박 나오는 월급의 마력과 돈 쓰는 재미와 신용카드와 은행대출 상환의 두려움 때문에 그 시기를 유예한다고 말합니다. 저도 노동 강도가 엄청 높았던 시절에 쇼핑과 여행으로 탕진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또한 좋은 삶의 해결책이 아니지요.- P197
실업 및 실직 시의 수당, 노동 시간의 엄격한 준수를 통한 사적인 삶의 보장 등 개인의 어려움이나 열망이 국가나 지역사회에서 청취되고 있다는 믿음을 가질 때, 사람들은 좀 더 장기적인 전망으로 자기 삶을 기획할 수 있겠지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야기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자기 돈을 써가며 소비주의적 해결책을 택할 필요가 덜하다는 말입니다. 한국의 경우, 공공 영역의 부재와 정치 영역의 실종이 소비를 확장하는 데 대단히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10년 동안 한국 여성들이 가장 친근하게, 가장 자주 사용한 언어를 조사해 보면 페미니즘이 아니라 공동구매, 해외직구, 굿즈가 나올 것 같습니다. 우리는 살기 위해 소비를 해야 합니다. 소비와 사회를 연결하면서 윤리 소비나 그린 소비, ‘페미’ 소비를 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상품 소비가 우리가 원하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는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P198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은 개인적인 문제일 수도 있지만, 한편 사회가 미래를 어떻게 투사하고 재현하면서 현재의 사람들을 통제하고, 자극하고, 통치하는지를 봐야 합니다.- P199
다시 말해 지금 우리는 ‘지향성 없는 정보‘에 지나치게 고양된 주체들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살겠다는 방향을 가지고 정보를 모으는 게 아니라 중구난방으로 너무 많은 정보에 노출되어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모두가 똑같은 포털, 플랫폼에서 공급하는 실시간 정보를 보면서도 그 정보를 주변에 반복 유통하고, 그것이 유일한 화젯거리가 돼버렸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심화되면서 이제는 그로부터 거리 두기나 치유가 필요해졌습니다.
나의 시간과 사회성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능동적 에너지는 언제 구축될까요?-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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