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뒷면에 이런 글이 있다.
"책장을 넘길수록 신화 속 세계로 빨려 들어간다!"
영화<토르>시리즈, 드라마<왕좌의 게임>,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톨킨의 소설《반지의 제왕》 등, 전 세계 창작의 원천이자 우리의 감성을 뒤흔드는 북유럽 신화!
"신과 영웅의 대서사시를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스토리텔링 인문서"
표지를 펼치자마자 정말 읽기도 쉽고 눈에도 잘 들어와서 앉은 그 자리에서 금방 읽었다. 대략적인 내용을 알고 있어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그걸 떠나도 읽기 쉬운 건 사실이다.
영화, 드라마, 오페라, 소설의 원천이 된 북유럽 신화지만 생각해보면 조금 이상한 부분이 있다. 여러 분야에서 쓰였지만 왜 북유럽 신화는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걸까? 그리스로마 신화를 제외한 다른 신화들을 서점에서 접하기는 다소 어려운 듯 하다.
대부분 신들의 종말, 라그나로크에서 끝나는 기존의 책들과 달리 이 책은 그 이후의 이야기도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인간 영웅들의 이야기까지도.
나는 항상 영웅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런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풀어 줄 수 있는 이 책은 <볼숭 일족의 사가>와 <니벨룽겐의 노래>도 다루어준다. 생각만큼 구체적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두 개의 이야기를 다루어주었기 때문에 <볼숭 사가>와 <니벨룽겐의 노래>에서 다른 점이 어디인지를 생각하며 읽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세계는 아홉을 주기로 새로워진다."
64p
독일어에서 아홉을 뜻하는 단어는 노인(neun)인데 새로운을 뜻하는 단어는 아홉과 발음이 비슷한 노이(neu)다. 프랑스에서는 '아홉'과 '새로운' 같은 단어인 누프(neuf), 산스크리트어로도 '아홉'과 '새로운'은 나바(nava)로 발음이 같다. 즉, 아흐레 밤마다 여덟 명의 자식을 떨구어내 총 아홉 개가 되는 과정을 반복하는 반지 드라우프니르를 소유하는 것은, 세계 창조를 관장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이다. -64p
그러면 토르가 요르문간드와 싸우고 난 후, 아홉 걸음을 걷고 죽은 것도 이런 이유였을까? 라그나로크로 현존하는 신들 중 일부는 죽고, 일부는 살아서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는 것 자체에 죽음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다. 또, 이그드라실과 아홉 세계도 이런 맥락이지 않을까.
스토리텔링 인문서로 소개되어 있는 책이지만 정말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입문서 역할도 할 것 같다.
간만에 마음 편히 읽을 수 있었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