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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빵을 먹는 오후
  • 파리의 수집가들
  • 피에르 르탕
  • 18,000원 (10%1,000)
  • 2024-12-18
  • : 4,825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파리의수집가들 #피에르르탕 #오프더레코드 #크리스마스선물 #컬렉터 ​​​​​​​​​​​​​​​​​​




독특하고 멋진 책을 만났다. 바로 아티스트이자 컬렉터인 피에르 르탕의 <파리의 수집가들>이다. 이 책에서 작가는 자신을 사로잡았던 컬렉션과 그 소유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나 역시 수집을 좋아하는 컬렉터의 한 사람으로서, 나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와 있어서 그런지 최근에 읽은 책 중 <파리의 수집가들>만큼 내 시선을 확실히 붙들어 놓은 책은 없었다. 한 편, 한 편의 글이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의 분량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읽기 편하고 가독성이 좋아서 요즘처럼 바쁜 시대에 독자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편집되어 있다.




나는 이 책에 등장하는 매력넘치는 컬렉터들만큼 무언가 나 자신을 확고하게 보여줄만한 물건들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수집하고 있을 뿐이다. 가령 책, 피규어, 인형과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내가 사는 집은 대저택이 아니기 때문에 무한정 물건을 사들일 수가 없다. 그나마 가지고 있는 몇 안 되는 물건들도 어떻게 처분을 해야 할지 고민에 빠지는 날이 많다. 그런데 <파리의 수집가들>을 읽으면서 나도 다시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진지하게 수집하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다. 내 인생에서 의미있고 소중한 것들로 말이다.




이 책의 작가는 지금까지 수천 개의 물건을 소유했었지만, 지금은 그것들을 모두 붙잡고 있지 않다고 썼다. 그럼에도 지금도 계속해서 찾고 발견하고 획득하는 중이라고 한다. 과시 등과 같이 그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오직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발견과 획득의 유혹에 기꺼이 굴복하겠다는 작가의 생각이 멋지게 느껴졌다. 보통 무언가를 수집한다고 하면 비싸고 귀한 것, 남에게 자랑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수집은 보통 사치스러운 취미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집이 인생에서 갖는 의미를 생각해본다면, 자신이 진정 관심있고 사랑하는 것들을 모음으로써 인생을 조금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작가님은 앞으로 남겨두고 싶은 것으로 상태가 형편없을 수도 있지만 소중한 것들, 점토 모형이나 어딘가에서 오려낸 그림, 깨진 조개껍데기, 담뱃갑 로즈버드 등을 언급했다. 참으로 멋진 낭만이 느껴진다.





<파리의 수집가들>은 오랜만에 삶의 여유와 즐거운 취미가 무엇인지 느끼게 해 준 책이었다. SNS가 발달하면서 너도나도 명품을 자랑하고 비싼 음식점에 갔다는 것을 인증하는 세상이 되었는데, 이런 세상일수록 자신의 중심을 잘 잡고 진짜 원하는 것에 마음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내가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을 모으면서 내 인생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갈 것이다. 소중한 친구 몇몇에게 <파리의 수집가들>을 선물해주면서 그들의 인생도 작가의 삶처럼 언제나 멋지고 당당하기를 빌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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