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정우철 작가님의 책이 출간되었다! 제목도 멋진 <내가 사랑한 화가들>이라는 책이다. 정우철 작가님은 입문 5년 만에 스타 도슨트로 자리매김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시 해설가이다. 나는 정우철 작가님이 출연했던 EBS 클래스 e <도슨트 정우철의 미술극장>을 본 적이 있다. 그 프로그램 덕분에 정우철 작가님의 팬이 되었다. 어찌나 그림에 대해 맛깔나게 해설을 잘 하시는지, 푹 빠져서 보던 기억이 선명하다.
사실 이 프로그램을 보기 전까지는 미술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었다. 굳이 왜 돈과 시간을 들여서 미술관에 가는지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정우철 작가님의 방송을 보고, 미술 작품을 보는 안목이 생기자 미술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내가 사랑한 화가들>은 나의 미술에 대한 지식욕을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한 책이다.

이 책은 문화예술 분야에 관한 책이다. 그래서 마치 미술 수업을 듣는 것처럼 미술에 대한 지식도 자세히 들어 있다. 하지만 단순히 '미술'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지 않는다. 화가들의 인생,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뒷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어떤 사람을 알아갈 때, 그 사람의 소위 말하는 스펙, 업적에 매료된 적이 없다. 그보다는 '인간미'가 있는 사람인지를 보고 친해지려 노력했다.
미술도 마찬가지다. 내가 미술 작품을 좋아하는 건, 그 미술 작품이 엄청나게 위대하고 뛰어나서가 아니다. 대개 유명한 화가들 중에는 불행한 삶을 살아간 이들이 많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그림을 그린다. 비록 살아 생전에는 이름을 날리지 못해도, 죽어서는 결국 후세에 인정을 받고, 불멸의 화가가 된다.
이 책에는 마르크 샤갈, 앙리 마티스, 아마데오 모딜리아니, 알폰스 무하, 프리다 칼로, 구스타프 클림트, 룰루즈 로트레크, 케테 콜비츠, 폴 고갱, 베르나르 뷔페, 에곤 실레의 이야기가 나온다. 모두 그 이름만으로도 어마어마한 명성을 지닌 화가들이다. 작가님은 이렇게 공통점이 딱히 없어보이는 화가들을 3가지로 묶는다. 1장에는 사랑을 추구했던 화가들, 2장에서는 자신으로 살기 위해 시련을 감수한 화가들, 3장에는 배반과 세상의 냉대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화가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는 보통 '화가'라고 하면, 특히 세계적인 거장이라는 칭호가 붙은 '화가'에 대해서는 일종의 환상을 가지고 있다. 나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엄청난 재능으로, 인생을 그래도 쉽게 살았겠지하는. 나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살아가는 사람이고, 나처럼 평범한 사람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그런 사람들이라는. 그래서 그들의 삶을 굳이 내가 알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세계적인 거장도 보통 평범한 인간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오히려 그들은 평범한 사람들보다 더 큰 좌절, 배신, 냉대 속에서 괴로워했다. 그리고 그토록 열망했던 사랑을 끝내 이루지 못하고 슬픔에 빠진 화가들도 있다. 이들의 인생을 알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였던 그림에서 화가의 인생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화가를 알기 전보다 그 그림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 책 속에 나오는 화가들의 인생을 읽으면서 나의 인생을 생각해 보았다. 나 역시 말 못할 힘든 일을 꽤 겪었지만, 이 책에 소개된 화가들만큼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나는 앞으로 나아가기보다는, 자꾸만 힘든 일만 생각하면서 나의 꿈을 펼쳐나가는 데 주저했다.
<내가 사랑한 화가들>을 읽으며 내가 존경하는 화가들의 인생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좋았던 건 이 책을 통해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 힘든 이유는 아마도 '거장'이 되기 위해서인가보다, 라고 생각하니 그나마 기분이 나아진다. 이 책을 알게 되서 참 다행이다. 많은 사람들이 꼭 <내가 사랑한 화가들>을 읽고 힘을 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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