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소설을 많이 읽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소설을 싫어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국소설보다는 외국소설을 더 많이 읽을 뿐이다.
우리나라에는 '문단'이라는 문화가 있다. 등단한 작가 위주로 대형 출판사들이 키워주는, 마치 연예인들을 키우듯하는 그런 특이한 문화이다. 그래서 등단하지 못한 작가의 작품은 소위 등단하신 평론가 선생님들께 평론의 대상도 되지 못한다. 그래서 한국문학은 다 비슷비슷하다. 여전히 재미가 없다. 한국문학에 실망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눈에 띄는 작가가 있었다. 이름도 특이하고 멋있는 '주얼' 작가님이시다. 독립 출판으로 총 4권의 책을 낸 성실한 작가이다. 주얼 작가님은 무라카미 하루키를 연상시킨다. 달콤씁쓸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내 마음을 흔든다. 요즘 보기 드문, 정말 보석같은 한국 소설가이다.
주얼 작가님의 신작 <당신의 판타지아>는 총 6편의 단편이 들어있는 단편 소설집이다. 일단 표지가 정말 예쁘다! 여자 독자들이 좋아할만한 책이다.
작품명은 각각 '당신의 판타지아, 경수의 다림질, 키클롭스, 이상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건, 곰팡이, 순간을 믿어요'이다. 모든 작품에 주얼 작가님의 진한 감성이 들어있다. 줄거리는 굳이 쓰지 않겠다. 스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단편소설은 줄거리로 요약할 수 있는 장르도 아니다. 직접 읽어보아야 진면목을 알 수 있다.
한국소설은 대체적으로 난해하고 어렵고 재미없다. 그런데 <당신의 판타지아>는 한 번 읽기 시작하면 금방 빠져든다. 그만큼 읽기 편하다. 정말 작가님의 이야기인가? 싶을 정도로 실감나는 이야기들도 많다.
나는 모든 작품들이 다 좋았지만, 특히 '당신의 판타지아'가 가장 좋았다. 읽으면서 눈물이 났을 정도이다.
주얼 작가님은 최근 전업 작가를 선언하셨다. 나 역시 직장과 병행하는 것보다는 전업으로 글을 쓰시는 게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더 많은 작품을, 더 좋은 작품을 대중들 앞에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을까? 앞으로 멋진 작품들을 더 많이 보여주시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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