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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를 쓰는 법

정말 오랜만에 맥주를 마셨다. 500ml 한 캔 반 정도 집에오니 팔 다리가 풀리고 목소리가 뻑뻑한 빵조각이라도 목에 걸린듯 답답하다. 흐물흐물 연체동물 같아 어떻게 쓰러져 잠이 든건지 모르지만 어땠든 찾아온 아침 조금 이른 시간 축구 수업가는 아들을 챙기고 다시 누웠다. 전화가 울린다. 집 전화다 시계를 보니 10시 30분이 조금 안된 시간 M의 전화 였다.

까맣게 잊고 있던 약속시간 앗차, 10시반 P아파트 앞에서 만나기로 했지! 목소리를 듣는 순간 생각나서 얼마나 다행인가. 빠르게 준비하고 M과 접속한다. 분답던 마음이 정리되는 유일한 곳이라도 되는 양 빠르게 뛰던 심장 박동이 조금씩 느려진다. 함께 브런치를 든다. 신선한 야채와 생치즈 든 치아바타 빵 그리고 함께 곁들이면 맛있는 커피가 있는 곳 노란 조명등 크지 않게 들려오는 어쿠스틱 멜로디 누가 뭐래도 이시간은 행복한 시간 봄과 사랑과 벚꽃에 관한 노래가 흘러나오고 밤공기가 그리워지는 어느 연인 이야기 이곳에도 사랑노래 저곳에도 사랑노래 흠흠흠 울린다. 이런 더미 속에 있으면 내가 사랑하고 있구나! 한다. M이 앞에서 환한 이를 드러내고 웃는다. 꿈을 먹는 듯 노래를 듣는 모습이 보기 좋단다. 꿈을 먹으며 노래를 듣는 내 모습이라니... 가끔 다른 사람을 통해 내 모습을 보기도 한다. 시작과 끝이 다르게 끝나는 날은 참 좋다. 특히 아침이 마음에 안들때는...바로 오늘.

맥주를 좋아하지만 몸이 차서 나와는 잘 맞지 않는다. 어제처럼은 술을 먹지는 않을 것이다.

지켜지지 않을 짧은 다짐으로 끝날지 모르지만 어쨌든 뭐라도 마음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 하는 건 의미있는 일 같다. 

오늘 브런치 데이트에서 몇편의 시를 완성하고 돌아 왔다.지나면 아무것도 아닌데 몇시간이고 붙들고 있는 일이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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