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와 읽기에 관한 이야기
latteforme 2025/11/18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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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창
- 구병모
- 16,200원 (10%↓
900) - 2025-09-17
: 149,400
절창切創은 날에 베인 상처란 뜻이다. 이 소설은 상처와 상처 읽기에 대한 것이다.
1. 상처를 통해서 읽는 것-문학과 독자
거의 모든 문학은 작가의 상처를 통해 쓰이고 그것을 읽는 것은 독자다. 상처를 헤집으며 읽어야 하는 아가씨를 보며 읽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언제나 명쾌하지도 않고 항상 원하는 것도 아니면서 자신의 감정이 혼란스러워짐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읽고 마는 독자들. 사로잡힌 존재들.
'읽다'라는 동사 때문에 계속 그 생각에 빠져있었던 것도 같고.
2. 죽은 자만 이름이 있다
죽음은 상처로 생명이 빠져나온 상태. 이제 그의 이야기에는 제목(이름)이 붙고 그 이야기는 완결된다. 이름 없는 사람들은 자유롭다. 그들의 상처는 이제 깨끗하던 흉터가 되었던 결국엔 아물었으며 바깥으로 흘러나오지 않고 육체 안에 머무는 생명은 얼마든지 새로운 이야기로 이어질 수 있다. 흔히 이름 있음이 권력이지만 이 소설에서는 이름 없음이 더 강해 보였다.
3. 상처 직전의 경계에서
더 깊이, 속속들이 알기 위해 상처가 필요하다면 더 알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네가 다치고 아픈 게 싫으니까. 하지만 내가 읽는 게 아니라 네가 말하는 거라면 듣겠다, 는 태도.
순애라고 생각했는데 우리집 고일이가 읽고 있는 나에게 그 책 스톡홀롬 증후군 이야기라며? 하고 말해서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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