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서태지 컴백을 기다리듯 신작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는 동시대 작가는 두 명이 있는데, 그래도 알랭 드 보통은 테드창보다는 훨씬 많이 써주셔서 감사하다(도대체 테드창은 언제?). 라고 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예전처럼 날카롭고 재미있는 연애소설을 쓰지 않는 바람에 은연중 실망스러웠던 건지 꽂아만 두었다. 그러다가 의학정보실과 했던 독후감 쓰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갑자기 읽어버렸다. 조금이라도 정신과와 관련되어 보이는 책을 소개하면 안될 것 같아서. 그 사이 또
새로운 책이 나왔으니 팬으로서 괜히 보통씨에게 미안해진다.
1장을 읽으면 흥. 이제 그만 좀 우아해지시죠. 라고 말하고 싶다.
(첫 장이 지루하다는 것은 이 책의 치명적인 흠이다. 책 쓰려는 의도만 설명한다. 나도 덮었었다.)
3장을 읽으면 "어 이거 재미나네?" 하게 되고
4장을 읽으면 내 생활에 비교해서 생각하게 된다.
6장을 읽으면 1장과 달리 역시 우아하면서도 날카로운게 알랭 드 보통의 매력이지 끄덕이게 되고
7장을 읽으면 2장과 비슷해 살짝 지루하다가
9장을 읽으면 내 소명에 대해서 다시 반성하게 되고
10장을 읽으면 주위의 사소한 것들에 대해 감사하게 된다.
누가 이 책의 내용을 얘기해달라면 난감할 것 같다.ㅋㅋ
그래서 난, 전달하려고 하면 입이 다물어지는, 제대로 전할 수 없는 마력의 문장들이 좋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