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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이야기
알만한 사람들에게는 이미 잘 알려져 있겠지만, 나로서는 처음이라 듀나라는 인물에 대해 뒷조사(?)를 해보지 않을 수가 없다. XX텔 시절부터 근 10년 온라인에서 이름을 날린 사이버 SF 작가라... 정체는 불명... 남자인지 여자인지 개인인지 집단인지... 운영한다는 web site는 접속 불가... 음. 출생부터 구미를 당긴다.

물론 이런 외적인 자극 요소에 휘둘릴 나이는 이미 지났다. 작품을 보자. 엽기적이고 시니컬하고 한마디로 독특하다. 흔들리지 않는 과학적 지식도 물론이고, 신선한 아이디어와 장르를 넘나드는 소재도 제법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로부터 시작했을 동시대 문화적 코드의 인용(예를 들면 할리우드 하이틴 로맨스나 광명시 운운 같은)이 좀 낯설기도 했지만, 이런 고급(!) SF에서 20세기 코드나, 더 직접적으로는 한국만의 문화 코드를 접하는 것도 외국 고전 SF와는 색다른 맛을 준다.

이도 저도 간에 한마디의 특징은 ‘시니컬’함이다. 하긴 허버트의 [듄]에 대한 그(녀)의 리뷰를 봐도 시니컬하기가 이루 비길 데가 없다. 소위 전문가, 비평가, 매니아라는 사람들이 열광하는 작품에 대해서도 전혀 거리낄 것이 없는 추세다. 사족처럼 책 말미에 붙어 있는 해설인즉슨 (근 20 page를 잡아먹고 있다), ‘인간에 대한 물음’,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선 어쩌구 저꺼구’라는데... 글쎄, 듀나가 이 해설가와 한통속이 아니라면, 이 해설에 대해서도 어떻게 든 비꼬지 않았을까 싶다. 겨우 참아줄 만한 개똥 철학이었다고... 예의 그 ‘시니컬’함 그대로 말이다. 이 작가, 맘에 든다... (음, 왠지 리뷰도 시니컬을 흉내내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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