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와 요코가 VR 프로젝트용 원작을 집필한 후 에니메이션 감독 야마무라 코지(山村浩二)가 2023년에 VR 애니메이션이 제작되었는데 이 소설은 조금 특이하면서도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바로 VR 영화제 출품용 오리지널 스토리로 기획된 이후 2024년에 소설 단행본으로 제작되었다는 점인데...
보통 오리지널 영화 각본이 반응이 좋아서 소설화 되거나, 흔히 소설이 영화나 에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는 것과 달리 소설이 VR 문학 프로젝트에서 출발한 드문 사례로 내가 알기론 일문학에선 처음이다.
소설은 VR 작품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다른 이야기들도 포함되었고 반대로 생략된 부분도 있다.
중심이 되는 서사와 정서, 미학적인 주제는 거의 같은 공통점을 가진다.
어려서부터(아마 날 때 부터)귀속에 '현악 사중주단'와 '2마리의 새우'를 품고 태어난 주인공의 어린 시절 이야기로 VR이 시작하는데 소설엔 생략되어 있고 반대로 이미 밥숟가락 놓은 설정으로 시작된다.
VR에니메이션과의 차이점이라면 오큘러스와 같은 VR헤드셋을 경험해보았다면 짐작 가능한 공감감과 청각적 몰입이라는 특이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예를 들어서 소설로 읽는다면 주인공의 귀속 사중주단과 춤추는 2마리의 새우를 상상하게 되지만 VR은 아예 독자를 목격자로써 경험하게 해준다. 마치 주인공의 내면을 직접 들여다 보는 독특한 감각을 느껴볼 수 있다는 점이 VR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반면에 5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주인공(어려서는 외로웠던 소년, 성인이 되어서는 보청기 세일즈맨)의 일생과 인물과의 관계가 구축되어 있다는 것과 특히 폐허가 된 기숙사 건물에서 발견된 나팔의 사연이 포함되어 있다.
참고로 VR 작품은 여러 영화제에 출품되었는데, 대표적으로 오타와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2023 VR 부문 최고상 수상했으며 VR감상을 위한 스팀(Steam) 등 플랫폼을 배포와 소설 출간은 2024년 가을에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다.
나의 경우엔 과거 코로나 때 일레븐 탁구와 비트 세이버로 실내?운동하려고 샀다가 바로 흥미를 잃어 서재에 쳐박아 두었던 오큘러스가 있어서 다행히 구매후 감상도 하게 되었다.
"아버님의 귀 안에 있었던 것들입니다."
나는 손바닥 안으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이처럼 완전한 형태로 남는 것은 드문 일입니다. 특별한 보청기 판매원이셨다는 증거라 할 수 있겠지요."
"귀의 뼈입니까?" 나는 물었다.
"정확히는 뼈가 아닙니다. 귀 안에 깃들어 있던 것들 이라고 하면 좋을까요..."
말의 의미를 받아들이기까지, 잠시 시간이 걸렸다.
"아버님의 마음의 소리를 발하고 있던 것들 이라고 바꿔 말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아..."
"사실은 사람마다 각자의 형태로 누구나의 귀 안에도 있는 것들이에요. . 하지만 아버님처럼 그것에 제대로 귀를 기울일 수 있는 분은 좀처럼 계시지 않습니다. 육십 년 이상 사람들의 귀를 계속 진찰해 왔으니 그 안에 깃드는 것들과도 많이 접해 왔습니다. 넷이니까, 사중주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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