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쾌락'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처음 내게 '쾌락'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낯설게 다가왔다는건 아마도 일상에서 뭔가 주어진 일을 계속 해내야 한다는 의무감이 강해서일거라는 생각을 해봤다.
주어진 일상을 지내고, 그것을 마무리 했을 때의 안도감과 행복감이 찾아든다는 것이
교과서적인 생각으로 내게는 가능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행복과 쾌락을 이야기 한다.
p.12 행복은 주관적이지만 쾌락은 객관적입니다.
쾌락은 감각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만인에게 공통된 것이다고 말하지만
행복에서 만인에게 공통적인 기준은 아니다.
p13. 생활이 편리해진 현대에 비해 과거에 살던 사람들이 불행했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p14. 행복을 느끼는 당사자의 감수성이나 인생관, 교양 등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쾌락이란 순간적인 것이며, 행복이란 지속적인 것이다.
과학기술이 진부해서 행복감이 증가한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절망적인 기분에 휩싸인 젊은이들이 방황하기도 하고, 어떤 시대 사회에 살든 개인의 주관에 따라 행복감은 다르기 때문에 매우 애매모호한 것이라고 작가는 이야기 한다.
즉, 인간의 문명은 결코 행복의 증가를 약속해주지 않기 때문에 어딘가에 있을것 같은 '행복'을 동경하며 기다리기 보다는 실제로 행동해 볼 것을 제시한다.
p.25 행복이란 실천이다 <정치학/아리스토텔리스>
하지만 '쾌락'이라는 단어도 동양과 서양에서도 다르게 쓰인다는것을 이 책에서는 소개하고 있다.
정신력과 물질적 능력을 최대한 쏟아부은 생명력으로 가득찬 '서양적 쾌락주의'
물질적 욕망을 경멸하며 사회에 등을 돌린 채 자연을 벗 삼아 풍류 속에서는 '동양적 쾌락주의'
저자는 어느 쪽이 더 탁월한지를 쉽사리 단정하기도 어렵고 서로를 부정하면서 변증법적으로 발전하는 성질을 가진 것으로 여기고 있다. 또한 성적 쾌락에 대한 연구를 저술하고, 쾌락주의의 거장들도 상세히 설명해 놓고 있다. 결국 인간은 누구나 쾌락을 추구한다는 전제하에 어떠한 쾌락을 추구할 것인가에 대해 설명해나가는데 이 부분이 흥미롭다.
현대에서의 쾌락은 어떤 것인지, 세간에 흘러 넘치는 다양한 유혹을 두려워 하지 않고, 타인의 오해도 두려워 하지 않으며, 자신을 밀고 가기 위해서는 강한 정신적 에너지가 필요함을 '정신적 귀족'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있다. 노동과 행복에 대한 생각, 현대인들의 레저에 대한 환상에 현혹되는 것을 경고하면서 결국은 쾌락은 스스로에게 맞는 것으로 발견해야 한다.
어찌보면 '쾌락'이라는 단어로 시작한 저자의 이야기는
일상적인 행복함이나 지루함으로 인생을 흘러보내기 보다는
보다 강렬하고, 인상 깊고, 치열한 인생을 그 쾌락을 스스로 발견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