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과 저녁마다 되풀이되는 이별이 싫어서 결혼을 한다고들 얘기한다.
나도 약간은 그런 기분으로 결혼이라는걸 했다. 이것저것 다 해주고 싶었고, 내 맘에 들게 이것저것 알아서 다 해왔다.
결혼한지 이제 2년, 애기도 있다.
2년정도 살아오면서 나 역시 가사일을 분담하지 않는 남편이 많이 밉다. 하는 일의 특성상 집에 오면 많이 피곤할거라는 걸 이해하지만 나도 직장맘이라 가끔은 울컥할 때가 있다.
베란다 청소, 화장실 청소, 재활용 쓰레기 치우기 정도는 일일이 잔소리 하지 않아도 알아서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결혼한지 오래되신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천천히 오래 걸려서 조금씩 고쳐진다고들 하시는데, 그러기 전에 내가 먼저 지치고 포기하지 싶다.
이 책을 받고는 다 읽으면 식탁위에 보란 듯이 둬야지 생각했었다. 물론 자발적으로 절대 읽지않을거라는 걸 알지만.. ㅎㅎㅎ
주위에서 남편을 변화시키는 방법으로 가장 많이 하는 얘기가 우선 남자의 특성을 이해하고, 명령하듯이 하지 말고 도와달라고 부탁을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칭찬을 많이 하라는 것..
글쎄.. 난 이런 이론들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인내심을 가지고 노력하지 않은 탓도 있을 것이다. 난 완벽주의자는 아니지만 내가 하지 않은 일은 맘에 안들어 다시 하는 경우도 많아서 시키고 싶지 않은 일도 있다.
난 2남 1녀의 둘째로 컸다. 오빠도 울 신랑이랑 비슷한 경우지만 내가 많이 부려먹은 동생은 좀 다르다.
난 게으른 남편들의 가장 큰 원인은 그 남편들의 엄마라고 생각한다. 더우기 아들을 많이 사랑하는 우리나라 엄마들은 특히 더..
딸들에게 시킬 일의 1/3만 시키며 키웠어도 이렇게 <게으른 남편>이라는 책을 읽고 싶을 만큼 불만이 생기진 않았겠지..
쓰다보니 이상하게 리뷰가 아니라 무슨 이론을 주장하는 것 같이 되버렸지만..
이 책을 읽고 남편이 180도 변하진 않더라도 어떤 변화의 기미를 보여줄 획기적인 방법을 기대했었는데.. ㅎㅎㅎ
살다보면 나름 자기에게 맞는 방법들이 눈에 보이게 되는 것 같다. 나도 가끔은 그런 때를 포착하게 되니 말이다.
가장 쉬운 결론.. ^^
이 책에 나오는 말처럼 언젠간 <고약한 마누라>에 관한 책이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니, 서로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며 살아야겠지.. 그게 실천이 좀 어렵지만..
나도 나중에 세월이 지나면 능수능란한 아내가 되어있으려나..
나도 울 아들은 좀 다르게 키워야 할텐데.. ^^
"너만 쉬고 싶니? 이 나쁜 남편 놈아!"
하하하~ 이 글 한 줄만으로도 울신랑은 뜨끔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