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부는 사나이..
어릴적 보았던 피리부는 사나이는 동화책이면서도 동화답지않은, 뭔가 수수께기를 간직한 듯한 얘기였다.
아이들을 데리고 사라져 버린 사나이.. 결말이 나를 당황스럽고 슬프게 했던 기억이 난다.
세월이 흘러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 어른들을 위해 다시 쓰여진 피리부는 사나이, <6월 26일, 하멜른>은 어린 시절 날 속상하게 했던 그 일의 내막까지 친절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 친절함이 어른이 된 날 또 슬프게 하지만 말이다.
비참한 생활을 했던 농노..
부유한 영주의 포악함과 잔인함, 이중성..
하멜른시민(대중)의 이기적이고 집단화된 모습까지..
주인공 요하네스가 어떻게 살았으며 어떻게 피리부는 길드의 도제가 되었는지,
하멜른은 왜 쥐떼에게 고통을 받았고, 왜 요하네스에게 사례금을 지급하지 않았는지,
요하네스가 어떻게 쥐떼를 소탕했는지, 그 과정엔 어떤 비밀이 숨어있었는지,
요하네스가 새로이 마주치게 된 반전과 정의와 자비 사이에서의 갈등까지..
책이 꽤 두꺼움에도 불구하고 굉장한 끌림이 있었다. 판타지 소설이라고 하기엔 다소 철학적이기까지 하니 말이다.
여러 서평에서 미리 반전이 있음을 본 탓인지 내겐 반전이 아니라 내 예상을 확인하는데 불과했던 결말이 조금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