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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sun's Library
2월 26일 오후 Tokyo.

택시를 타고 거래선에 가고 있는데 동생한테 전화가 왔다.
“언니! 인터넷 서점에 언니 책이 떴어!
이제 정말 책이 나왔네. 축하해!"

마구 가슴이 뛰었다.
아...이 상태로 미팅을 어떻게 하지?
우황청심환이라도 하나 갖고 올걸...

책을 보지 못한 채로 25일 새벽에 Tokyo 출장을 갔다.
이틀 내내 어찌나 궁금하던지...
빨리 책을 보고 싶고, 만져 보고 싶고, 더듬어 보고 싶었다.

저녁 8시 비행기로 김포에 도착하니 10시 40분.
택시를 잡아타고 들어가자마자 인터넷에 접속.
인터넷 서점에서 내 이름을 쳤다.

책이 검색되었다.
<나는 오늘도 유럽 출장 간다>
표지에 있는 내 사진이 무척 어색하게 느껴졌다.

아... 책이 정말 나왔구나!


2월 27일 오전 태평로

“과장님, 인터넷에 과장님 책 떴어요!
저 벌써 자료실에 신착 도서로 과장님 책 신청했어요!”

출근하자마자 들은 후배의 말에 무한감동!

상무님께 간략히 출장 결과를 보고하고 잠시 일하는 척 하다가
조바심을 참지 못하고 출판사에 전화를 했다.
어제 택배로 보냈으니 곧 도착할거라고 했다.

그런데 1시가 되고, 2시가 되고, 3시가 되도 책이 오지 않았다.
다시 출판사에 전화를 했더니 5시에 책이 도착할 거라고 했다.
아...정말 시간이 안 갔다.
일손도 안 잡히고 가슴만 뛰었다.
침이 바짝바짝 말랐다.

5시에 택배가 왔다.
박스를 뜯는데 손이 덜덜 떨렸다.
후배가 칼을 뺐더니 박스를 대신 뜯었다.

박스가 열리는 순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어찌나 울컥 하던지!

작년에 그 고생을 했는데,
정말 책이 나오기는 하는 건지 내 자신을 마구 의심했는데,
이렇게 물질화되어서 손에 잡히는 책을 보니 정말이지 울컥했다.

주위로 사람들이 마구 몰려들었다. 웅성웅성.
고맙게도 동료들, 선후배들이 함께 감동해 줬다.

상무님께 한부를 사인해서 드렸더니
“수고했어!”하시며 책값이라며 수표 한 장을 주셨다.

상무님에 대한 ‘급호감’을 느끼며 후배들이랑 술을 마시러 갔다.
첫 번째 책의 베스트셀러를 위하여!
건배를 하고하고 또 했다.
나중에는 그냥 통 크게 “밀리언셀러를 위하여!”로 구호를 바꿨다.
그냥 기분 좋아서 마시고 또 마셨다.


3월 1일 오후 집

2월 27일 펴냄.
이제 막 3일이 지났는데 참 많은 전화를 받았다.

또 월요일 아침에 백지연의 “SBS 전망대”에
“책 읽어주는 여자”로 출연하게 되었다.
6분간 전화로 백지연이랑 대화를 하며 책 소개를 하는 거란다.

난 출판사에서 라디오에 출연해서 책 소개를 하라고 해서
내 책을 소개하는 건지 알았는데,
소설을 소개하는 거라고 했다.

책날개 저자 소개에
“회사원들에게 소설을 소개하는 라디오 DJ를 해보고 싶다는
좀 엉뚱한 바람이 있다.”는 구절을 보고 섭외가 들어온 거였다.
월요일에 반응이 좋으면 고정이 될 수도 있다고!

아...중학교 3학년 때 송승환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랑 전화데이트를 해본 게
라디오 경력(?)의 전부인데, 잘할 수 있을까?
아직 뭘 소개할지 정하지도 못했다.

며칠 동안 정말 정신이 없었다.

어제는 교보문고 신간코너 매대에 놓여 있는 내 책을 보니
정말이지...기분이 이상했다.

그러니까...책이 정말 나온 거다.
아....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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