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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지 읽은 책은... 한강의 <내 여자의 열매>이다. (서울을 남북으로 가르는 '한강'이 아니다.흐흐흐) 단편소설 모음집 이었다. 한강은 1970년 광주 출생이고,, 연세대 국문학과 출신이다. 우선,, 문장이 마음에 들었다. 치밀한 심리묘사, 시적인 문장.. 언어의 조탁 (간만에 국어사전 펴들고 본 소설이다) 몰락이 예정된,따라서 반전이 없는 크라이막스.. 이것이 빚어내는 융화가 그의 소설을 매력적인 것으로 만든 것이라 생각했다.

이 책은 단편소설 모음이다. 하지만,, 그것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주인공들의 번뇌가 아닐까? 한강 소설의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여전히 희망없는 세상을 떠도는 고아, 방랑자들이다. 그들에게 삶의 현실이란,, 피곤함, 좆같은 것, 비극, 타락의 과정, 때론 눈물로 세수를 하면서 살아가는 것, 아픔, 상처, 이별, 그리움, 마음의 병으로 특징지워 진다.

그러나 그들은 현실도피의 꿈, 즉 탈주를 꿈꾼다. 보다 아름다운 삶에 대한 갈망인 것이다. 가령 사랑, 책읽기 등이 그 방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것을 호락호락 허용치 않는다. 사랑... 그것조차도 영원한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 그것은 식기마련이고, 사랑보다 깊은 상처만을 사람들에게 안겨줄 따름이다.

이렇게 탈주자체가 구원을 보장하지도 못하는데,, 탈주의 시도 자체가 죽음조차도 감수하려는 용기가 필요하다. 결국.. 한강 소설 주인공들의 딜레마는.. 죽거나 미치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일상, 부조리, 상처, 고통 등은 우리의 운명이고,,, 탈주의 성공가능성도 희박할 뿐더러, 죽음을 감내하는 용기가 필요하기때문에,,, 이 양자를 모두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자의 고통은 차라리 '숙명'이라고 할 수 밖에 없겠다. 따라서 이 지저분한 일상을 어떻게 감내하고 정화시키고 살 것인가가 문제이다.

빈센트 반 고흐,, 다자이 오사무,,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 등 숱한 사람들이 미치거나 자살하는 길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결국.. 탈주,구원은 멀고, 절망은 가깝기 때문이어서가 아니었을까? 마음에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고,, 따라서 상처를 덧나지 않게 그것을 받아안고 초극하려는 의지가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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