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떨리시죠. 컵을 가까이 대세요."(커피 덜다 흘리는 장소)
"사업(事業)을 마치신 후에는 꼭 뒤를 돌아보세요.
뒤가 아름다운 그대가 그립습니다."(화장실)
"제가 길을 잃고 헤맬 때
~에게 돌려주세요." (분실을 대비해서)
종종 수녀원 곳곳에서 작은 메모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100명이 넘는 숫자가 함께 모여 살다보면 질서에 어긋나는 누군가가 있기 마련...
'제발 뭐 하지 맙시다.' 라고 그때마다 붙여놓았다면
아마 글을 쓴 사람의 불쾌감이 그대로 전달되어
보는 사람도 기분이 나빴을 것입니다.
그런데 같은 내용이지만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이렇게나 달라집니다.
정겹고 미소 짓게 하며 행동을 조신하게(?) 만들어 주는 말들입니다.
"말은 오븐에서 나와야지
냉장고에서 꺼내서는 안 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말이 오븐에서 나온 말들인지는 다 알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마음의 오븐에서 꺼내준 한마디가
무척 따뜻했던 경험들이 있을 테니 말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항상 오븐을 예열시키고 있을 수 있는지,
그래서 언제라도 따뜻한 말들을 나눌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 안에 있는 오븐을 예열시키기 위해서는
정성으로 이루어지는 사전 준비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냥 내가 선하게 하겠다는 결심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깨어있음이 마음의 오븐을 예열시키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깨어서 성찰하는 마음가짐이 꺼져가는 불씨를 일으켜 세워 주리라 믿습니다.
하느님 사랑의 불꽃이 마음 안에 살아있다면
우리 마음은 언제나 예열중입니다.
근본적으로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을 때
어떤 상황 어떤 처지에서도 따뜻함이 나올 것 같습니다.
내가 사랑받은 체험, 누군가로부터 깊이 용서받은 체험,
이 세상에 단 한 사람이라도 나를 믿고 지지 하는 후원자가 있을 때
내 마음은 언제나 훈훈하게 예열된 오븐이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