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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걸음
  • 책 읽어주는 남편
  • 허정도
  • 9,000원 (10%500)
  • 2009-06-30
  • : 584

아이 셋을 키우면서 초등 3학년인 늦둥이 막내에게 가끔 책을 읽어준다. 한때는 집안의 불을 끄고 스탠드만 켜놓은 채 아이들을 옹기종기 눕게 하고, 서정오 선생님이 쓴 옛날이야기 책이나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를 읽었던 적도 있다. 그러나 아내를 위해 책을 읽어 본 적은 없다. 책을 읽고나서 '나도 한 번 해보아야지'라는 생각을 한다. 눈으로만 읽는 책과는 사뭇 다를 거라고 믿는다.

아내가 먼저 책을 읽고 권해줬다. 책을 잡자마자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허정도 선생님을 알게 된 건 처음이다. 건축일을 하다가 방송, 언론에도 종사하셨다니 참 대단한 분이다. 정말 멋진 인생의 집을 지으며 사신다는 생각을 했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 또 수많은 책과의 만남 그리고 선생의 살아온 경험이 두루두루 글 속에 녹아있다. 책을 읽는 동안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마산에 내려가 꾸들꾸들 말린 아구찜과 사시사철 다르다는 회도 먹어보고 싶었다. 아내에게 "우리도 나이 더 먹으면 바닷가에 가서 살아볼까"라고 말해보기까지 했으니까.  

아내는 이 책을 읽고 나서 <히말라야 도서관>을 읽고 있는데, 나도 여기 소개된 책들 중 아직 읽지 못한 책을 찾아 읽을 생각이다. 어제는 알고 지내는 이에게 이 책을 빌려줬다. <책 읽어주는 남편>을 통해 책 읽어주는 일이나 책 읽게 권하는 일이 바이러스처럼 널리 감염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세상이 정말 행복해보일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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